"총장님, 청각장애 학생들도 외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4월 5일 대구대학교가 마련한 '장애인의 날 기념식' 행사의 총장과 장애 학생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한 청각 장애학생이 총장에게 이 같은 건의사항을 전달했다. 이 학생은 자신이 고등학교 3학년 때 정부가 지원한 연수 프로그램으로 1주일간 미국 갈로뎃 대학에 방문했던 경험을 얘기하면서 장애학생들도 교환학생 등 다양한 해외 경험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홍덕률 총장은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 일이 있은 지 3개월 후 홍덕률 총장은 청각 장애학생들의 바람을 안고 지난 7월 10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농인(聾人, 청각장애 등으로 인해 말하지 못하는 언어장애인) 전문 교육대학으로 전 세계적으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갈로뎃(Gallaudet) 대학을 방문해 청각 장애학생을 위한 학생 교환 프로그램의 물꼬를 트기 위함이었다. 지난 14일 홍덕률 총장은 갈로뎃 대학의 로버타 콜다노(Roberta J. Cordano) 총장을 만났다. 홍 총장은 대구대가 장애인의 교육과 복지를 위해 창학된 대학이며, 그 동안 장애학생들을 위해 펼쳐 온 노력과 건학정신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총장 자신이 서둘러 갈로뎃 대학을 방문한 이유가 청각 장애학생의 바람을 현실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콜다노 총장은 한마디로 "매우 감명 깊다", "학생들을 위한 총장님의 리더쉽이 정말 인상 깊다"며 두 대학 간 학생 교환 프로그램에 협력하기로 했다. 1864년 설립된 미국 갈로뎃(Gallaudet) 대학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농인을 위한 대학교로, 농인 교육의 중심지로 인정받고 있는 대학이다. 이 대학에는 전 세계에서 온 1,700여명의 청각 장애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모든 수업을 말 뿐만 아니라 수화로 함께 진행할 정도로 청각 장애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두 대학은 이르면 내년 새 학기부터 교환 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이번 논의를 구체화한 상호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이로써 대구대는 국내 대학으로는 유일하게 갈로뎃 대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학이 된다. 강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