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권1 기이(紀異)편에 나오는 '연오랑 세오녀' 설화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태양 신화의 일종이다. 이 설화의 무대가 바로 '해와 달의 고장'인 영일군, 즉 포항이다.그만큼 포항은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빛의 도시이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포스코가 들어서면서 빛에 불을 더해 불과 빛의 도시로 재도약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포항국제불빛축제'는 지역에 미치는 그 의미나 상징성이 특별하다 하겠다. 포항국제불빛축제는 지난 2004년 포항시민의 날에 맞춰 불꽃쇼를 가진 이래 국제규모의 축제 행사로 확대되어 왔다. 작년에는 7월 28일부터 7월 31일까지 나흘간 영일대해수욕장과 형산강체육공원 일원에서 약 10여만발의 불꽃이 하늘을 수놓으면서 국내외 187만여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체 관람객 중 50% 이상이 대구, 울산, 서울 등 인근 대도시와 수도권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이었을 만큼 큰 성황을 이뤘다. 한편, 올해에는 7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 동안 영일대해수욕장과 형산강체육공원을 비롯 시내전역에서 포항만의 '불과 빛'을 만날 수 있으며, 형산강과 영일만 바다의 아름다운 야경을 무대로 약 10여만발의 불꽃이 아름답게 펼쳐져 국내외 관광객의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그런데, 근래 유사 축제가 다수 생기면서 중복성, 차별성, 경제성에 논란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여수밤바다 불꽃축제(8월 11~12일), 서울 세계 불꽃축제(9월 30일), 월미관광특구 불꽃축제(5월 21일) 등 유사한 축제가 국내에서 시기와 기간만 달리하면서 열리고 있다.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0만발의 불꽃이 발사되며, 매년 100만명 이상의 대규모 인파가 운집해 관람하는 서울 세계 불꽃축제는 부대비용까지 포함해 한화그룹에서 지출하는 비용이 대략 15억원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해 가을 부산불꽃쇼의 경우도 10만여발 발사비로 약 25억 원이 든 것으로 추정된다. 포항도 비슷한 수준의 비용이 들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포항국제불빛축제는 그 의미와 상징을 넘어 경제성까지 챙기려면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지지 않을 수 없다. 부산시와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의 경우, 작년 시민단체, 상가 관계자, 전문가,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현장합동조사단이 축제가 열리는 광안리해수욕장 인근 상가의 영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해 시정에 반영하기도 했다. 포항도 시민이 참여하는 리빙랩을 구성해 축제의 문제점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선안을 도출 시행할 필요가 있다. 축제 기간과 장소는 적절한지, 무더운 여름에 여는 것은 합당한지, 교통 및 숙박 같이 해마다 반복되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지 등등에 대해 시민과 함께 고민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단지 축제가 축제로만 끝나지 않게 하기 위한 다양한 관광 연계 상품을 시급히 개발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 200여만 이상의 관광객이 모여드는 기회를 아무 대책없이 그냥 놓친다면 이는 단지 전시성 축제일뿐이다. 주변 관광 인프라를 정비하고, 다양한 연계 상품을 개발 홍보해 경제성도 챙기는 명실공이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