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가 20세기 이후 민주주의(民主主義)의 대표적인 모델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민주주의의 출발은 그리스에서, 그리고 성숙된 것은 영국이다. 그런데 역사도 짧은 미국이 민주주의가 조기 정착된 것은 '지도자(Leader)'와 '국민의식'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그 힘으로 미국은 최강대국이 되었으며, 지구가 존재하는 한 그 영향력은 유한할 것이다. 결국, 한 국가의 성장여부는 국민으로부터 국가운영에 위임을 받은 선출직들의 역할에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인종들로 구성된 미국이 흔들림없이 유지되는 것 속에는 리더들의 '책임의식(責任意識)'이 확고하기 때문이 아닌 가 한다. 미국 정치 역시 포퓰리즘이 난무한다. 그리고 법안발의자는 이를 법(法)을 통해 실체화한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의회(議會) 표결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 무산된다. 특히 미국 정치의 특징은 다양한 로비단체와 이익단체들로부터 압력 또는 영향력을 받는다. 그래서 '이익법안'과 관련해서는 보수와 진보간에 충돌은 치열하다. 이를 재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오바마 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 법안 부결이다. 이 법안 부결에 단연코 눈에 띠는 정치인은 미 연방 상원 군사위원장 존 매케인(John McCain)이다. 그가 미국정치권이나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정치인으로서 '책임의식'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애리조나 출신으로 공화당 상원의원인 그의 나이는 82세다. 미국 의회 내에서 원로이자 보수 측의 거물급 정치인이다. 지난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민주당 후보인 버락 오바마에게 패배했다. 그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뇌종양'이 발견돼 대수술을 받았다.대수술이 이후 안정과 휴식을 해야 함에도 그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지난 25일 미 의회에 출석한 것이다. 그리고는 오바마 케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의원들에게 초당적 협력을 당부하는 발언까지 했다. 이 대목에서 매케인의 역할이 더욱 빛났다는 것이다. 노구(老軀)를 이끌고 의회에 등장한 자체가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의 경력이나 가족사를 보면 미국 보수권의 최상위층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미국 최초의 해군 4성 장군이다. 그 또한 해군 조종사로 월남전에 참여했다가 포로로 잡혀 5년 반 동안 전쟁포로가 되어 고문까지 당한 후 지난 1973년 파리평화조약에 의해 풀려났다. 1981년 대령으로 예편한 그는 다음해 정치에 입문했다. 하지만 그는 보수인 공화당 소속이지만 때론 당론(黨論)과 배치되는 독자적인 정치 노선을 걷는 소신(所信)있는 정치인이다. 그래서 미국 사회가 그를 인정하며,친근한 이웃 할아버지로 대한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지난 대선에서 '오바마 케어'에 대해 부정했다. 하지만 당선 이후 이 법안을 '폐지'가 아닌 '수정' 한다는 자세를 취하면서 '트럼프 케어'로 재활용하려했다. 그리고 자당의 상·하원 측에 의회표결에 있어 반대를 요구했다. 그러나 자당(自黨) 소속 매케인은 반기를 들었고, 그를 중심으로 한 일부 상원들이 찬성을 해 오바마 케어 법안을 부결시켰다. 이 법안 통과 유무도 중요하지만 미국 의회 정치에서 우리 정치권이 배워할 대목이 많다는 것이다.또 강조하지만 매케인이 정치인으로 한 '책임의식'과 '소신'이다. 정치인들은 당론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행동을 통일한다. 이 또한 당략이나 이익,여론과 관련된 것이다. 국내 정치권의 경우 국회의원들이 당론과 반대되는 행동을 할 경우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 차기 공천배제나 출당(黜黨) 등 제재조치는 여러 가지다. '오바마 케어'는 미국 사회에서 수년간 논란이 됐다. 여기에는 미국 정치권과 보험사,의료기관,제약회사 그리고 서민층 복지 등 실타래처럼 얽혀있었다. 어쨌든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에서 배출했다. 그렇다면 '트럼프 케어' 창출과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도 매케인 등 공화당 상·하원이 법안을 통과시켜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를 반대한 것은 국익과 다수의 피해를 우려했기 때문일 것이다. 탈원전(脫原電)으로 문재인 정부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구도는 여당과 원전사업자,원전반대론자 등은 대통령 공약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원전 노조,원전사업과 관련된 업체 등은 경제활성화와 원전국가 위상 구축을 위해 탈원전에 반대하고 있다. 이번에 매케인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 여당도 무조건 '당론'에 따라 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국가적 시각에서 본 소신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은 보고 싶어 한다.우리 여당 원로 정객들도 복지부동(伏地不動)하지 말고 매케인처럼 의회에 나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