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이번 여름 일본여행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많은 성장을 해 왔는지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아주 오래 전 일본을 처음 방문 했을 때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기차를 타고 달리는 동안 창으로 보여 지는 일본의 건축 특히 농촌의 아름다움은 감탄과 감동을 주었다. 공공장소의 깨끗함과 동네 구석구석 깨끗하고 품격 있는 질서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조형물들과 아름다운 공원의 조경 디자인과그 곳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질서 의식을 보면서 부러움을 가졌던 기억이 새삼 떠올랐다. 일본 여행 중의 음식 또한 아름다운 그릇에 정갈하게 담아내는 품새와 군더더기 없는 맛 또한 귀국 후에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었다. 특히 차문화의 흔적을 찾아 박물관과 사찰 또는 차실과 차회 행사에 참석했을 때는 형언 할 수 없는 자존감이 일어났었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각오를 가지게 되었다. 일본 문화 곳곳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우리 전래 고유의 물질적 정신적 문화를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계 문물의 이동 원인과 그 흐름의 공통점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고 찾아보게 되었다. 그 후 우리나라에 돌아와 일본에서 보고 들은 많은 것들을 한국의 차인들과 차회라는 모임과 행사를 가지며 질서 있는 아름다움을 펼쳐보았다. 100회 이상의 차회를 가지는 사이에 우리나라 차인들의 의식과 생활습관의 수준은 급속히 발전해 나갔다. 차인(茶人)들은 의식주 전반의 디자인과 도시 디자인 등 곳곳에 많은 영향을 주며 문화를 선도해 갔다. 한중일 그리고 영국 귀족의 홍차 문화까지 받아들여 우리의 정서에 맞게 재해석하여 독특한 우리의 차문화의 세계를 만들어 내게 되었다. 그리고 차인들이 차회(茶會)를 통해 보여주는 볼거리는 정서적으로 시민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듯 지역간 국가간의 문화 전달 속도가 빨라지는 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의 의식 수준과 안목이 더욱 높아져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디자인이 처음에는 불편하고 적응하기가 힘들게 느껴지지만 점차적으로 익숙해지며 그에 따라 디자인에 의해 성품 또한 많은 영향을 받아 바뀌게 된다. 디자인이 주는 언어적 기호는 무의식의 관념들로 스며들게 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모양을 보고 그 모양의 에너지를 느끼게 되며, 모양에 의해 그것의 가치를 판단하게 된다. 그래서 그 모양으로 보여 지는 조형을 잘 디자인해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언급했듯이, 우리나라가 많은 발전을 해 왔다는 것은 이번 일본여행에서 특별히 놀랄 만한 것이 없었다. 한국인지 외국인지 잠시 잊을 정도로 문화적으로 큰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건물의 모양이나 시골의 풍경도 한국으로 착각 될 정도로 우리도 주변 환경이 그만큼 많이 좋아 졌기 때문일 것이다. 식당의 음식 맛과 그 담아내는 그릇과 품새도 우리가 뒤지고 있다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건축디자인, 조경디자인,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의 디자인, 의상디자인 등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한류의 우수함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에게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좋은 디자인 능력이 무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일본의 도시 디자인과 환경이 그다지 놀랍지 않다. 다름을 인정 할 뿐 오히려 우월감과 자긍심이 생기는 여행 이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질서 있는 시민의식과 긍정적 마인드 그리고 여유와 너그러움만 더해지면 우리나라도 세계 속에 빠지지 않는 국민성을 갖게 될 것이다. 우리가 아름다운 사회로 가기 위해서 무의식에 큰 영향을 주는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가져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