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론에서 말하는 '정책'(policy)의 개념을 압축하면 '공적 문제 해결이나 공공 목표 달성을 위한 정부의 행동방침'이라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이 정책과 '시책'(policy measure)의 개념 구분이 명확하지 않으나, 정책평가 실무에서는 정책은 중앙정부 각 부처에서 집행되는 것, 시책은 지방자치단체(주로 시·도)에서 집행되는 것으로 일단 구분된다. 정책이든 시책이든 그 일반적인 진행절차는 크게 '형성-집행-평가'의 3단계로 구분될 수 있다. 이 중 '집행'을 예전에는 수립(형성)된 정책(시책)을 실행하는 단순한 이행과정으로 보았으나, 오늘날은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동태적(動態的) 과정으로서 갈등도 발생되고 정치적 결정도 개입되어 경우에 따라 정책목표 자체가 바뀌기도 하는 복잡한 정책 흐름의 하나로 파악되고 있다. 중앙·지방 정부의 모든 일들이 그 형성단계에서부터 상호 '조화·간섭·중립' 등 연관성을 잠재적으로 가지고 출발한다. 엄밀하게는 인적·물적 자원의 제약 상황에서 정책들 상호 간 완전한 중립관계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더욱이 정책환경이 더 복잡·긴밀해진 오늘날에는 수립 당시에 필요한 정보를 다 동원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므로 '집행' 시에 새로운 정보가 발견·추가될 경우 정책내용이 수정·보완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일반 정책들 간의 상호관계는 집행과정에서 널리 발견되며 그 중 간섭 내지 갈등 관계가 주로 문제시 되는데 이는 대부분 정책의 유전자(DNA) 자체가 '서로 달라서', 그 '이념이나 목표가 충돌'되어서 일어나는 것이다. 쉬운 예로 개발과 보존, 산업화와 환경 관리, 상수원 확보와 생태계 보호 등 그 사례가 많다. 시각을 좁혀 보면 하나의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하위정책들 간에도 상호관계가 있다. 이 관계 또한 '조화·간섭·중립'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궁합(宮合)에 대입해 보면 정책이나 일에도 서로 궁합이 '좋은 경우', '안 좋은 경우' 그리고 '무해무익한 경우'가 있는 것이다. 업무 간에 '궁합이 좋은 경우'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다. 이는 경제학의 보완재(補完財)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같은 목표를 향해 집행되는 수단(시책)들 간에 하나가 다른 하나로 인해 그 효율성이 증대되는 경우이다. 즉 '가는 길이 같고 같이 가서 좋은 관계'이다. 예컨대, '교통질서 확립'이라는 정책의 목표는 '교통안전과 소통 원활화'이며 그 하위 수단으로서 '교통사고 요인 7개 항목 중점단속'과 '안전띠 착용 유도'는 서로 궁합이 맞아 동시에 집행할 때 더욱 주효하게 된다. '궁합이 안 좋은 경우'는 서로 상쇄적(相殺的)인 관계이다. 이는 경제학의 대체재(代替財)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같은 목표를 위한 수단(시책)들 간에 하나가 다른 하나로 인해 그 효과가 감소 또는 저해되는 경우이다. 이는 일종의 '제로 섬'(zero sum) 관계이나 전술한 '서로 다르거나 충돌되는 경우'와는 다르다. 즉 '가는 길이 같지만 같이 갈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예컨대, '교통질서 확립' 정책의 추진수단으로 '중요 위반행위 집중 단속'과 '지정차로제 폐지'가 시행되었을 때 후자는 소통증진을 위한 것으로 전자의 안전증대라는 정책효과를 상당히 잠식했다. 또 '조직경쟁력 향상'을 위해 동원되는 '우수인력 채용'과 '직원 사기 앙양'도 상위 목표는 같으나 공존하기에는 궁합이 맞지 않는 관계이다. 업무 간에 '무해무익한 경우'는 상호 뚜렷한 상보성(相補性)이나 대체성이 없이 서로 독립적인 관계이다. 예로서 '선진문화 도시화' 시책에 있어 '불법광고물 정비'와 '거리질서 지키기'는 서로 조화도 간섭도 되지 않는 관계이다. 실제 정책의 '집행'에 있어 서로 궁합 안 좋은 일들이 무심코 병행 추진됨으로써 상위 정책의 효과가 상당히 제약되기도 한다. '궁합 좋은 경우'는 동시에 추진하며 '안 좋은 경우'는 우선순위에 따라 어떤 것은 보류하거나 시차적으로 집행'하거나 제 3의 완충적인 집행수단을 동원하는 등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렇게 조정하기가 쉽지 않다. 경우에 따라 하위부서의 기능 축소라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관리자의 궁합관리를 위한 '집행의 리더십'이 필요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