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을 당해 할 수 없이 했다고 해도 '약속'은 약속입니다. 약속을 없었던 것으로 하고 상대를 죽인다면 신의(信義)를 저버리는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제후들의 신뢰를 잃게 되고 천하의 '민심(民心)'을 얻지 못하게 됩니다. 주는 것이 얻는 것입니다." 환공이 노나라 장군 조말을 참수하려 하자 관중이 만류하면서 한 말이다. 5천년 중국 역사에 있어 최초 패자(覇者)는 제(齊)나라 환공(桓公·BC 685~643)이었다. 환공이 패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민심(民心)을 얻었기 때문이다.그리고 환공이 정치적 성공과 민심을 얻을 수 있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참모'였다. 그 참모는 4자성어로 알려진 관포지교(管鮑之交) 즉 '관중'과 '포숙'이었다. 그 당시 중국은 황하(黃河)를 중심으로 제후국(諸侯國) 형태의 춘추시대(春秋時代)였다. 이 시대에는 제나라 환공,진(晉)나라 문공,진(秦)나라 목공, 송(宋)나라 양공, 초(楚)나라 장왕 등 권력자 5인을 춘추오패(春秋五覇)로 불렀다. 이 제국(諸國)들은 서로 세력을 다투거나, 서로의 이익을 위해 때로는 회맹(會盟·회합이나 맹약)을 되풀이 하는 등 혼란기였다. 그리고 이 회맹의 맹주를 '패자'라 했다. 관중은 환공의 핵심 측근이었다. 그런데 관중은 환공 '암살혐의'로 목숨을 잃을 수 있었는데, 포숙이 환공을 설득시켜 재상으로 등용시켰다. 관중은 충심을 다해 제(齊)를 부국강병(富國强兵)시키면서 환공을 춘추전국의 패자로 등극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환공이 패자가 되기 위해 인근 제후를 모아 동맹을 맺는 석상에 약소국인 노나라만 참석하지 않았다. 이후 환공의 압력에 못이긴 노나라 장왕은 참모 조말 장군을 대동하고 환공을 마주대했다. 그런데 조말이 갑자기 칼을 빼어 환공에 목에 대고 그동안 빼앗은 노나라 땅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이 상황을 면하고자 환공은 동의를 했다. 일단 위기에 벗어난 환공은 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조말을 참수하려 하자 관중은 그에게 '신의 한수'를 내놓았다.이것이 참수(斬首)가 아닌 '민심'이었다. 이후 환공의 신의 있는 행동은 인근 제후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고, 제나라와 동맹이 체결되는 등 그가 마침내 춘추오패 중 첫 번째 패자가 되었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과 '사드 배치'를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탈원전의 경우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야당은 이 두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현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 내부에서도 '탈원전 시도는 시기상조였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드의 경우 북 측의 도발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데, 굳이 정부가 환경 등 절차를 지킨다는 이유로 올해 내로 배치한다는 것은 안보적 측면에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또한 탈원전은 대통령 공약에 앞서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과 직결된 부분이기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필자는 통일됐을 때 북한사회 산업화를 위해서라도 원전은 유지 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환공이 제나라 패자가 된 것은 결국 '민심'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 정부와 여당은 민심을 얻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정치는 순리(順理)다. 그렇다고 야당의 요구를 여당과 정부가 동의했을 경우 국민들은 힘의 논리에 밀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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