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한 동궁에 들어서면 천년향기에 미소가 절로 머금어진다.한여름의 뜨거운 햇빛이 양산을 쓰고 있어도 달구어진 바닥의 모래가 열기를 품어내지만, 저만치 임해전이 먼저 눈에 들어와 얼른 정자로 달려간다. 임해전에 들어서면 목조건물 그늘 속의 나무향기와 선선한 물바람이 불어와서 흠뻑 젖은 땀을 잠시 진정시켜 준다. 그리고 좌우로 펼쳐진 오묘하고 신비로운 월지가 눈 안에 들어앉아서 눈 속을 꽉 채우고 온몸을 월지의 에너지로 감싸주는데, 월지를 한눈에 넣어보려 애써도 그 끝이 안보이니 한 바퀴 돌아 걸어본다. 동궁을 걷다보면 숲을 만나게 된다. 나무가 아버지라면 꽃은 어머니라고 말하고 싶다. 나무숲을 걸으면 편안한 마음이 든다. 든든한 버팀목들을 만나면 쉬어가고 싶고 기대고 싶어지고, 간간히 이뿐 꽃나무와 꽃들은 행복감을 준다. 그리고 풀 이끼와 떨어진 나뭇잎 과 잡초도 잔잔한 미소를 주며 이뿌다. 그리고 이 아름다움을 유지 시켜주시는 분들이 고맙고 고맙다. 그리고 걸으면서 스쳐가는 관광객들의 행복한 모습! 역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숲속의 작은 언덕들을 오르다가 내리다가 숲속에서 잠시 쉬어보면 '후투티'의 땅을 콕콕 찍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 그리고 까치와 각종의 새들이 반겨 귀가 즐겁다. 연못에는 잉어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 들리니 먹이라도 줄까 기다리며 파다닥 푸다닥 하며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뿐 치어들도 덩달아 신바람을 낸다. 잉어들의 재롱을 보노라면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 무거운 마음조차 가벼워진다. 월지의 물그림자 바라보다 보면 그 옆에 있는 수련과 어리연도 활짝 웃으며 반겨준다. 물속을 드려다 보니 수련의 줄기들이 얼키설키 저들도 부둥켜안고 서로서로 기대고 손잡아주며 화기애애하다. 여리연의 가는 줄기들도 얼키설키 정겹다. 꽃들의 향연을 보고 있으면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활짝 웃으며 오직 기쁨만 드러내며 같이 웃자고 한다. 동궁에서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꽃향기 풀향기 나무향기 그리고 사람소리 온몸으로 마시고 듣고 보다보면 어느새 월지의 사랑 속에 푹 빠져버린다. 월지에 빼앗긴 사랑 곧 가슴에 아름다움으로 가득차서 행복감으로 채워질 줄이야! 일상을 떠나 한가로운 산책의 즐거움을 만끽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