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11월2일 오후11시 신라 천년고도 경주 전 지역에서 대환호성이 터졌다. 지난 1977년 고리원전 상업원전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에 원전이 도입된 이래 가장 골칫거리 였던 방폐장 조성사업이 경주에서 시작점을 찍는 순간이었다. 경주 역사 이래 최초로 전시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축배의 소리가 새벽이 되도록 울려 퍼졌다.  박정희 3공화국에서 출발한 대한민국의 원전산업은 김대중 정부 때 까지도 해결하지 못한 국가적 '난제(難題)'였다. 서슬이 퍼랬던 군사정부 시절에도 방폐장을 해결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의문도 던 질 수 있다.그러나 이 문제는 노무현 정부 이전의 권력도 쉽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었고, 만만찮은 숙제였기에 그냥 넘어간 것이다. 그럼에도 노무현 정부가 국민적 갈등이 예상되는 이 문제에 적극 의지를 가지고 모든 국가 수단을 동원한 것은 결국 대통령으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당시 필자는 이를 '노무현 치적1호'라고 평가한 바 있다.  그리고 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해법을 내놓은 것이 주민투표(住民投票)였다. 어찌보면 주민투표 방식과 절차는 절묘한 한수였다. 더욱이 국책사업 추진을 두고 야당마저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등 당시 정치권은 초당적으로 협치(協治)했다.  정부 주도하에 강력하고 치밀하게 추진된 방폐장 조성사업에는 경주,군산,영덕,포항 등 4개 지자체가 공모에 참여했다. 당시 정부는 방폐장 유치 지역에는 3천억원의 특별지원금과 한수원 본사 이전 등 인센티브를 내 걸어 이를 '노무현 배(盃) 방폐장 쟁탈전'으로 비유되기도 했다. 이도 그럴 것이, 3천억원이라는 '특별지원금'은 웬만한 지자체 연간 예산과도 맞먹는 수치이여서 지자체가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프리미엄으로 한수원이라는 국내 최대 에너지 공기업을 유치지역에 이전시킨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었다. 그래서 지자체들은 한수원 이전 시너지의 증폭력과 경제적 가치는 무궁하다는 판단을 했기에 사사생생으로 달려들었다. 유치운동의 주축은 지자체들이었고,핵심홍보전략은 지역경제활성화와 주민들의 안정적인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4개 지역의 민·관,시민사회 그리고 지역 언론까지 해당지역의 편을 든 것은 대표적인 공생(共生) 사례이기도 하다. 이 결과 예상과 달리 경주시가 찬성률에 있어 전북 군산 84.4% 보다 5.1%로 앞선 89.5%로 방폐장 유치에 성공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방폐장을 유치한 경주의 오늘은 허탈과 배신감,갈등만 남았다. 국내 방폐물을 총괄하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하 공단) 신사옥이 경주시 충효동에 건립됐다. 총사업비 405억원을 투자해 40,435㎡의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건설된 이 건물을 보면 경주지역 선출직들의 수준과 민도(民度)를 알 수 있다. 혈세를 수백억원들인 건축물은 예비군 훈련장과도 같은 형상이다. 이 부지 선정에 있어 사업주체인 공단의 의사는 철저히 배제되고 지역 '선출직'들이 결정한 결과물이다. 또한 수천억 예산이 투자된 토함산 기슭에 있는 '한수원 본사'를 보노라면 실소밖에 안 나온다. 휴가철을 맞아 경주를 와 동해안을 갔던 외지 관광객들의 묻은 것이 '저 건물이 무슨 용도인가'다.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을 산골짜기에다 그리고 국가 미래 에너지 및 국방전략에도 큰 영향을 미칠 방폐물 관리기관을 농지에다 선정한 배경에는 위대한 경주시민의 힘(?)과 선출직들의 합작품이다. 경주시가 그리고 시민들이 방폐장을 유치한 것은 모두가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수원을 경주의 '대표 기업'으로, 원자력환경공단 또한 세계적인 방폐물 관리 기관으로 성장시킨다는 자부심도 포함됐다. 그런데 그 효과는 낙제점 수준이다. 지난 2005년 경주 인구는 27만6천799명이었다. 현재 25만8330명이란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가. 경주시는 한수원 본사 기대효과로 2030년 인구 40만 시대를 추산했다. 한수원 역시 지역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에너지 종합발전계획, 5대 프로젝트, 10대 체감형사업, '100개 협력기업 이전'을 약속했다. 그렇다면 인구증가는 당연하고 지역경제로 호황을 누려야 할 것이다.  기업가의 말이 경주의 현실을 대변한다. "경주의 미래는 없다.이유는 지자체의 수수방관,선출직들의 횡포,한수원의 불성실한 자세,악성 노조지역 등 경주는 투자가치가 없다" 중소기업들이 경주를 떠나고 있는데 붙잡고 막아보거나,한수원 약속 이행여부를 점검한 적도 없다. 모두가 남의 일인냥,내 일이 아닌데 며 방관한 하는 것이 경주의 정서다. 두 공기업 입지를 통해 경주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경주시민 스스로가 발전을 포기한 것을 인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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