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회생활을 위해 매우 다양한 모임을 가지게 된다. 사사로운 가족모임부터, 단순한 교우모임 혹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의 동호인 모임, 상업적인 이익집단 모임, 학술모임, 종교적 모임, 정치모임, 더 크게는 촛불집회 같은 집단 시위를 위한 대규모 모임까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라는 말과 같이, 사람들은 정말 다양한 목적의 모임을 가지는 데, 그 모든 모임이 반드시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를테면, 범죄를 모의하기 위한 모임이나 집단 이기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모임 등은 우리사회에 많은 해악을 끼치는 부정적인 모임이다. 그리고 반드시 사회악에 해당하는 그런 모임이 아니더라도, 쓸데없이 귀중한 시간과 돈만 낭비하는, 안 해도 좋을 것 같은 모임도 많아 보인다. 더러는 그것이 시간을 낭비하고, 의미 없는 행동인 줄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참석하게 되고, 또 아무 모임에도 나가지 않으면 자신이 왕따가 되는 듯한 막연한 불안심리가 작용하기도 한다. 물론 모임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어떤 커뮤니티를 만든다는 긍정적 효과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모임에는 반드시 집단이기심이 작용하지 않을 수 없고, 그 것이 때로는 선민의식으로 발전하여 소위 패거리 문화를 만드는 부작용도 있다는 것이다. 혼자만 사는 세상도 아니며 끼리끼리만 사는 세상도 아니다. 있는 자는 있는 자 끼리, 배운 자는 배운 자 끼리, 잘난 사람은 잘난 사람끼리, 모두가 끼리끼리 모여 끼리 살 궁리만 한다면, 끼리끼리 싸울 수밖에 없고, 결국은 아무도 살지 못할 세상이 되지 않겠는가?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없는 생명체이기에 사회라는 공동체를 만들었고 국가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그런데 가장 거대한 조직인 국가조차 비이성적 집단 이기심이 발호하면 전쟁을 일으키게 된다는 점에서, 집단이 가지는 부정적 속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우리 지역 사람들이 너무 모임을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이 고장에 사는 사람들은 한 사람이 보통 열 개 이상의 단체에 가입되어 있고, 또 정기적인 모임을 가진다는 말이 있는 데, 워낙 인구가 적은 소도시이고 보니, 이 단체에서 만난 사람이 또 저 단체에서 만나는 일은 다반사이고,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딱히 무슨 뚜렷한 목적도 없이 그저 습관적인 모임을 중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모임이란 반드시 경비(經費)를 수반하는 것이며 또 귀중한 시간을 희생해야 한다는 점에서 재고의 여지가 없지 않고, 더러는 집단 내의 파벌의식만 조장되어 모임이 오히려 반목과 분열이라는 부작용까지 유발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모임의 종류에 따라서는 오프라인 모임보다는 오히려 온라인 모임이 훨씬 효과적인 경우도 많은 데, 가령 특정한 지식 정보 등을 교류하거나 토론을 위한 오프라인 모임의 경우, 시공(時空)의 제약과 함께 대부분 발표자와 청중이라는 일방통행식 형태가 되기 쉽지만, 온라인의 경우 시공의 제약 없이 다수 회원이 상호 자유로이 지식 정보나 의견 교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효율적이지 않은가 그 말이다. 단체와 모임의 목적은 결국 개인의 삶을 위함이어야 하는데, 거꾸로 개인이 단체를 위해 필요한 모임이라면, 그것은 수단과 목적이 뒤바뀐 것이라 할 수 있고, 왜 모두들 그런 모임에 집착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워 진다. 물론 특별한 목적 없이도, 한 사람 보다는 두 사람, 두 사람 보다는 세 사람이 모이면 즐거운 일들이 있긴 하다. 가령 공통의 취미를 즐기기 위한 동호인 모임이나 식도락 모임 등이라면 그렇겠지만, 그런 류의 모임에서조차 의례(儀禮)가 있고, 직위를 만든다는 점을 납득하기가 어렵기에 하는 말이다. 사람 사는 사회에 모임은 반드시 필요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모임을 위한 모임이 아니라 더 좋은 사회, 더 행복한 개인의 삶을 위한 유익한 모임이어야 하고, 집단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모임이나 단순히 시간을 쓰기 위한 모임이라면, 그런 모임은 차라리 하지 않음만 못하고, 우리가 지금 이상한 루틴(Routine)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볼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