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상당수 학교에서 균열 등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지진모자'를 구입, 대피훈련에 사용하고 있는 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경산에 위치한 남천초등학교가 그곳. 이 학교는 지난해 경주 지진 발생 후 지진 피해로 가장 대표적인 낙석사고를 대비해 이 같은 안전모를 구비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대 남천초교 행정실장은 "경주 지진 발생 후 지진과 관련된 설비업체를 알아보던 중 학생들을 위한 지진모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망설임 없이 학교 내부회의를 거쳐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질 지진모자를 구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남천초등학교는 지진 발생 시 책가방 등으로는 학생들의 안전을 지킬 수 없다고 판단, 지진모자 도입을 서두른 학교다. 김병대 실장의 제의에 학교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자체 예산을 통해 지진모자 도입을 일사천리로 진행한 것이다. 김 실장은 "지난해 경주 지진 당시 어린 학생들이 신발주머니나 책가방을 머리에 얹고 대피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보면서 오히려 안전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이에 어린 학생들이 착용할 만한 보호구를 찾던 중 경북 안동의 한 업체에서 지진모자를 제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도입을 서두르게 됐다"고 말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지진모자는 지질 발생 시 신속하게 착용해 떨어지는 물건이나 날아오는 물체 등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할 수 있게 제작된 보호구다. 마분지 형태로 제작돼 간단하게 펼쳐 머리에 착용하기만 하면 되며 신발주머니 걸이에 걸 수 있게 구성돼 보관도 간편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모자의 내구성도 뛰어나 왠만한 낙하물은 보호할 수 있다는 게 김 실장의 설명이다. 이에 따른 학생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교육에만 치중하는 다른 학교와 달리 학교가 자신을 지켜준다는 생각에 훈련에 대한 참여율과 관심도가 높아졌으며 나아가 학교에 대한 애교심도 다른 학교보다 높은 편이다. 김 실장은 "학교가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헤 힘을 쏟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한다"며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학교구성원 모두는 학생들의 교육과 안전을 위해서 앞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말했다. 
지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