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8시 15분께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천문대기과학전공이 제2과학관에 마련한 '개기월식 공개관측 행사장'에는 영하 7도를 밑도는 기온과 흐린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다. 슈퍼문, 블루문, 블러드문이 함께 이뤄지는 35년만의 우주쇼를 보기 위해 모인 이들은 대학생 커플, 아이를 동반한 시민들이었다. 행사장에는 미국 하와이대학교 천문학연구원과 미항공우주국 나사에서 촬영하고 있는 달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화이트보드에 전달되고 있었다. 흐린 날씨에 달을 보지 못할 아쉬움을 대비해 마련된 장치였다. 또한 78mm 대물렌즈가 장착된 굴정망원경을 비롯, 개기 월식 사진을 휴대폰에 담아준다는 디카식 굴절망원경 등 다양한 천체망원경들이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즐거움을 전할 준비를 마쳤다. 특히 옥상 천문대에 자리한 학과 연구용 32cm 뉴턴식 반사망원경은 크기만으로도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어 시민들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았다. 행사는 슈퍼문, 블루문, 블러드문의 원인과 유래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진행됐다. 개기월식 때 달이 빨갛게 보이는 이유를 비롯해 블루문이 서양에선 불길한 징조로 불렸다는 유래와 원인에 대해서까지 자세한 설명이 이뤄졌다. 학과 관계자는 "이런 설명은 원래 달을 보여주면서 해야하는데 그렇지 못해 너무 아쉽다"며 "하지만 달이 점점 밝아지고 있고 기상청 등에서도 1시간 정도 지나면 구름이 개일 것으로 예보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달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시민들은 흐릿한 달이라도 보기 위해 행사장에 마련된 천체망원경으로 향했다. 천체망원경마다 학과 관계자들이 대기해 망원경으로 달을 관측하는 시민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일부 시민들은 '35년에 단 한 번'있는 특별한 밤하늘을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으로 촬영하기도 했다. 천문대교실을 다니며 우주의 꿈을 키우고 있다는 장명인(11)군은 "오랫동안 기대했던 개기월식을 보러왔는데 흐린 날씨에 아쉬움이 든다"며 "그래도 행사장에 마련된 천체망원경으로 달을 살펴볼 수 있어 조금은 즐겁다"고 아쉬움 섞인 목소리를 냈다. 학교 친구들과 밤하늘을 찾았다는 차경나(23·여)씨는 "35년만에 있는 우주쇼를 보러 왔는데 날씨가 흐려 조금 아쉽다"면서 "그래도 달의 모습을 사진으로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못보고 내려가더라도 사진은 꼭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