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침대 (박현욱 지음·문학동네 펴냄)
최근 영화로 제작되며 화제를 모은 ‘아내가 결혼했다’의 저자 박현욱씨(41)가 첫 단편 소설집을 내놨다. 그간 여러 문예지에 발표한 8편의 단편들을 한데 묶었다.
박씨는 2001년 ‘동정 없는 세상’으로 제6회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등단했다. 2006년에는 ‘아내가 결혼했다’로 제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그 여자의 침대’는 등단 후 8년 만에 출간되는 박씨의 첫 창작집이다.
표제작 ‘그 여자의 침대’는 학원 강사인 여자가 애인을 위해 자신의 낡은 철제 침대를 버리고 더블침대를 구입하면서 느끼는 낯선 감정을 그린 작품이다. 새 침대가 집 안으로 들어온 후부터 그녀만의 공간이 삐걱거리기 시작하고, ‘2인용’ 침대가 만든 여분의 공간 탓에 그녀의 세계 자체를 낯설게 만든다는 이야기다.
“기어이 바꾸고야 말았구나.” 사라진 20㎝의 폭은 남자의 공간이었다. 여자는 남자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그러나 넓은 침대로 인한 불안감이 더 컸다. 침대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나중에 줄어든다 해도 그때까지 견디지 못할 것이다. (‘그 여자의 침대’ 27쪽)
이 외에도 단편 ‘벽’ ‘생명의 전화’ ‘이무기’ ‘연체’ ‘해피버스데이’ ‘링 마이 벨’ 등이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