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경남 진주 가좌 3차 주공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으로 구속된 피의자 안인득(42)의 신상이 공개된다.경남지방경찰청은 18일 오후 외부위원 4명 등 7명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실명, 나이, 얼굴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단, 안 씨 얼굴은 사진을 별도로 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 노출시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조치를 하지 않음으로써 공개한다.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8조2는 범행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신상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공개 요건은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강력 범죄일 것,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피의자 재범 방지 및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할 것,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 등이다.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최근 사례는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의 김성수(29), 손님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흉기로 살해한 뒤 과천 서울대공원 근처에 유기한 변경석(34), 재가한 어머니 일가족을 살해한 김성관(35), '어금니 아빠' 이영학(36) 등이 있다.경찰은 안 씨 신상 공개로 안 씨 가족 등 주변인이 2차 피해를 겪지 않도록 진주경찰서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하는 '가족보호팀'을 운영하기로 했다.경찰 관계자는 "안 씨의 과거 정신질환 병력이 확인되지만 수사 과정에서 사물을 변별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능력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인정돼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며 "안 씨 정보를 해킹하거나 안 씨 주변 인물을 SNS에 공개하는 경우 처벌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안 씨는 지난 17일 오전 4시 25분께 진주시 가좌동 한 아파트 4층 본인 집에 불을 지른 다음 계단으로 대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마구 휘두른 혐의(현주건조물방화·살인 등)를 받고 있다.안씨는 전날 새벽 4시25분쯤 진주 가좌 3차 주공아파트 4층 자신의 집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지른 뒤, 대피하던 주민들에게 흉기를 마구 휘둘러 초등학교 6학년 여학생을 비롯해 5명을 숨지게 하고, 6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또 9명이 연기를 들이마시거나 정신적 충격을 받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특히 안씨로 부터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하던 여고생의 죽음은 많은 네티즌들을 가슴 아프게 만들었다. 1급 시각장애와 뇌병변 장애를 앓았던 최모(19)양은 부모님의 이혼으로 숙모 강모(55)씨와 함께 피의자 안인득(42)의 바로 윗집에서 살다 변을 당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국장애인 학생체육대회 육상 종목에서 금메달을 2개나 땄을 만큼 활동적이었다.사회복지사가 돼 자신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돕겠다며 꿈을 키워왔다. 이혼한 부모를 대신해 숙모인 강 모 씨가 최 양을 친딸처럼 돌봤다.하지만 피의자 안인득은 여성 둘 뿐인 이들 가정을 끊임없이 괴롭혔고 끝내 목숨까지 앗아갔다.마지막 순간까지 조카를 지키려 사력을 다했던 숙모는 목과 등을 흉기에 찔린 뒤 병원에서 정신을 차렸지만, 사랑하는 조카는 영영 만날 수 없게 됐다.최양의 숙모 역시 안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었지만 정신을 차리자마자 최양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4년 전 이 아파트로 이사 왔던 피의자 안인득은 이웃에게 자주 행패를 부려서 올해 들어서만 7차례 경찰에 신고가 들어왔지만 경찰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2월 말부터는 윗집이 자기 집 쪽으로 벌레를 털어 몸이 가렵다며 행패를 부리기 시작한 안씨는 숨진 여고생 최양의 뒤쫓아가 초인종을 누르는가 하면 문 앞에 오물을 뿌려 4차례나 경찰이 출동하기도 하는 등 안 씨 때문에 접수된 112신고만 올 들어 7건에 달했다.이상 행동과 피해자 신고 내용만 봐도 정신병력을 의심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경찰은 "구속할 만큼 심각한 사안이 아니라서 어쩔 수 없었다"며 폭행 건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아파트 주민들은 오랜 시간 피의자의 위협적인 행동을 경찰과 파출소에 수 차례 신고했는데 관계 기관의 조치가 없었다”며 “관할 동사무소, 임대주택 관리소에도 수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그때마다 묵살당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씨는 “두 번 다시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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