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아시아 순방이 화려한 일정과 높은 관심 속에 국빈급 예우를 받으며 이어졌다. 겉보기에는 4개 국 순방의 바쁘고 틈없는 일정이 숨막히고 정신없어 보이지만 그러나 어떤 화려한 수사와 의미로 치장하더라도 이번 방문은 기존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상처난 미국이란 국가의 아시아 외교를 치유하고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작업에 새로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의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간단히 표현될 수 있다. 아시아 외교에서 상처난 부분 치유 과정은 한국을 비롯한 일본과 인도네시아 방문길에서 보여준 ‘스마트 외교’의 의미 강조에 따른 대북정책의 '통미봉남' 우려 불식과 동남아우호조약에 대한 미국의 입장 변경, 일본 신사 참배와 납북인 가족 만남 등에서 잘 지적됐는 설명이다. 때문에 스마트 외교 자체가 바로 전임 정부의 상처 치유이자 미진함의 보완인 셈이다. 기존 부시 정부에서 아시아 정책은 유럽 밑의 2차적 외교 차원으로 다뤄진 것이란 지적 속에 안보보좌관 출신 콘돌리자 라이스 전임장관은 아시아 지역의 우호조약에 관심없음 표정을 드러내는 등 아시아 지역의 외교적 비중은 높이 않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경제적 비중이 높은 일본에 대한 첫 방문국 일정 배려는 기존 북핵 억제라는 업적을 정책 우선에 둔 부시 행정부에서 논외로 밀렸던 납북자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의지를 과시하면서 끌어안았고, 신사 참배 역시 기존의 전범자 묘소라는 의미에서 기피되던 것이 이번 ‘일정’에는 포함돼 우호관계를 과시해주었다. 인도네시아에서 보여준 이슬람 국가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 대한 표현은 중동을 직접 향하지 않더라도 많은 회교권 국민들의 관심과 애정을 느끼게 해줬다는 지적이며, 특히 동남아 회교권의 맏형 국가를 끌어안음으로써 호주 이북의 동남아시아 지역 관계 개선에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이다. 중국에서의 친선우호의 강조와 경제협력 강조, 그리고 경제위기에 대한 공동대응 노력 언급 등은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사안을 논의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2조 달러의 외환보유액을 가진데다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6962억달러의 미국채를 보유, 최대 미국 채권국가로서 필요한 립서비스를 주고 받았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채권국이 자금의 역류 억제를 ‘건의’했을 것이며, 중국은 한창 높아진 무역규제의 완화를 요청했을 것이란 점도 추정되는 의제였을 것이라고 지적된다. 중국 내에서 지난 1995년 퍼스트 레이디로서 방문, 중국의 인권에 일갈을 했던 클린턴 장관은 이번에는 이 같은 입장과 외교관 수장으로서의 신분으로 강력한 지적은 못했다는 비판 속에, 이에 대해 “서로가 국내 문제에 간여하지 않는 수준에서 대화를 오가는 선을 그었다”는 설명이다. 중국에서는 또 태양광 및 지열발전소를 들러 기술을 치하하면서도 온실가스 발산의 주범인 중국의 석탄연료 발전소의 환경오염을 거론하면서 미국의 제네럴 일렉트릭사의 새로운 저오염물질 배출 발전시설 세일즈도 겸하기도 했다. 방한 시 동맹국 한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성 발언은 지양돼야 한다는 지적은 동맹관계를 강조하면서도 북한의 대남 비난에 거리를 두던 기존 미국 정부의 자세를 뛰어넘는, 북핵 해결 시 미북 '외교관계 수립'의 언급 속에서도 한국의 동맹의식을 전혀 저촉하지 않는 단계 높은 혈맹관계를 과시했다는 평이다. 때문에 일부에서 회자되는 '통미봉남'이라는 출처미상의 4자성어는 역사 속에 사라지게 됐다. 한계가 그어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측면지원은 완곡하면서도 점잖은 자세로 한국민들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전달됐다는 지적이다.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 공동으로 설정된 의제가 바로 G20 참석시 미국과의 공동보조이다. 오는 4월2일 런던에서 열릴 예정인 G20 금융정상회의는 브레튼우즈 협정을 대체하려는 유럽세와 미국세의 이면 대결이 한창 진행 중이며, 유럽은 이미 이에 앞서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체코, 룩셈부르크 등 유럽 주요국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베를린에서 열리는 G20 준비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 역할 강조와 국제금융시장 투명성 강조 등으로 미국을 견제할 계획이다. 때문에 미국은 호주와 더불어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공조를 적극 모색, 새로운 경제질서라는 명목으로 미국의 경제 우위 지위를 넘보는 유럽에 방어해야 할 압징이다. 클린턴 장관은 4개 국 모두의 방문시 반드시 “G-20 국가로서 미국과 방문국가들은 국제 경제의 성장과 번영, 그리고 위기 해소를 위해 공동의 의무가 있으며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것이다”고 언급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중국과 일본 등에도 한국과 함께 연관되는 공동 의제 가운데 하나는 바로 북핵 문제로 이번 일정에서 가장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의제 중 하나였다. 미사일 발사, 군사공격 발언과 한국과의 협약 무효화. 북방한계선(NLL) 무시 발언 등으로 잇따른 호전적 언사를 보인 북한의 자세에 대해 보여준 클린턴 장관의 언급은 단호하면서도 요점을 충분히 전달했다는 평이다. 기존 6자회담의 틀을 이어가기로 한 오바마 정부의 북핵 정책 노선을 강조하면서 북핵 검증과 완전 공개시 ‘외교관계 수립’ 은 물론 에너지를 포함한 경제지원, 국제사회 협력 등을 제시하면서 북한 지도자에 대한 비공개 언급 등으로 ‘금기’ 사항을 넘나드는 언변을 구사, 북한의 공포외교를 넘어섰다. 북한에 대해서는 공격성 호언장담에도 6자회담 틀을 벗어날 경우 언급은 되지 않았지만 의회 보고서를 측면에서 공개하면서 부시 행정부에서 이뤄진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의 번복 등 새 정부의 새로운 정책이 검토돼 제시될 수도 있다는 단호함이 엿보인 가운데 회담장을 거부한 북한측에 다시 공을 넘겼다는 분석이다. 일본 신사 참배, 이화여대 토론, 인도네시아 한국, 일본 등 국가에서의 언론인들과 원탁대화 등은 이전에 보여지지 않은 폭넓은 대화 수용의 자세였으며, 풍부한 외교 역량에서 온 자신감 있는 태도이기도 하다는 평가이다. 중국 방문을 끝으로 지난 16일부터 이어졌던 일본 인도네시아 한국 등 4개 국 순방은 국무장관의 외교형태를 국빈급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와 함께 그동안 교정을 요하는 부분과 보완이 필요한 사안에 대한 검토가 웬만큼 이뤄졌다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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