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의 한 창고에서 발견된 엄청난 가치의 에메랄드를 놓고 5명이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A섹션 1면에 “지난해 크리스마스 무렵 LA카운티 경찰국이 한 창고에서 840파운드 무게의 브라질산 에메랄드를 찾아냈다”면서 “이 에메랄드를 놓고 적어도 5명이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LA 카운티 셰리프의 토마스 그럽 수사관은 “사람들이 하나같이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선 누가 주인인지 가릴 수가 없다”고 난감해 했다. LA카운티 지방법원은 이들 5명을 상대로 2일 청문회를 가질 예정이다. 문제의 에메랄드 스토리는 그야말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경력 26년의 베테랑인 그럽 수사관이 이 사건을 처음 맡게 된 것은 지난해 9월이다. 래리 비글러라는 남성이 엄청난 크기의 에메랄드를 도둑맞았다고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이 에메랄드는 당시 아이다호주 서부의 이글스라는 작은 타운의 사업가 토드 암스트롱과 키트 모리슨이 갖고 있었고 그럽 수사관이 아이다호에 갔을 당시 한 구매자에게 파는 계약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들은 에메랄드를 비글러로부터 담보로 인수했다고 밝혔다. 비글러에게 다이아몬드를 사는 조건으로 100만 달러를 건네면서 로스앤젤레스 창고에 있던 에메랄드를 담보로 받은 관련 서류를 제시했다.
보석브로커이자 부동산중개인인 비글러는 그러나 거래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이아몬드 거래는 파기하고 에메랄드에 대해 8,000만 달러의 거래를 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두명의 아이다호 사업가는 이번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수사관이 지명한 대리인에게 보석을 보관하는 것을 수락했다. 당시 보석은 라스베가스의 한 창고에 보관돼 있었다.
이 에메랄드 원석은 팔뚝만한 크기의 암녹색 덩어리로 희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법원에 제출된 서류 중 브라질에서 처음 행한 보석의 감정가는 3억7,200만 달러였다.
그러나 뉴욕자연사박물관의 보석큐레이터 조지 할로우는 “아무리 귀한 보석도 백만달러대 이상은 넘지 않는다. 원석이 수억달러나 한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의 에메랄드 원석은 2001년 브라질 동부 바이하에서 채굴됐다. 바이하의 에메랄드는 약 20억년전에 형성돼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에메랄드 원석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보석의 원 주인은 채굴된 광산의 소유주인 브라질의 보석거래상과 그의 파트너였다. 2005년에 이들은 캘리포니아 산호세의 거래처인 켄 코네토에게 원석을 보내졌고 구매자를 찾을 때까지 창고에 보관돼 있었다.
코네토는 에메랄드 값을 지불하지 않았지만 구매자를 찾으면 일정한 이익을 남기기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그는 산호세에 있던 보석을 관심을 갖는 고객과 거래하기 위해 뉴올리언스로 보냈다. 그런데 마침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불어닥쳐 수주간 에메랄드가 물속에 빠져 있었고 결국 계약이 불발돼 산호세로 돌려 보내졌다.
코네토에 따르면 비글러는 에메랄드를 파는 것을 도와주는 사람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그들은 이번엔 로스앤젤레스에서 고객을 찾기 위해 에메랄드를 밴에 싣고 LA로 향했다. 지난해 6월이었다.
그사이 비글러와 코네토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다. 비글러는 코네토가 자신에게 지불하지 못한 담보로 보석을 맡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코네토는 돈을 실질적으로 빌린 적이 없기때문에 여전히 자신의 소유라고 반박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자신이 진짜 임자라고 주장하는 또 한명이 나타났다. 산호세 출신 앤소니 토마스는 2001년 브라질의 원 주인으로부터 6만 달러를 주고 샀다며 LA 법원에 솟장을 제출했다.
아이다호의 사업가 암스트롱은 “이번 일로 한권의 논픽션 책을 쓸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는 아무도 믿지 않을테니 책을 팔 수 없는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