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29재보선을 앞두고 오는 20일 정수성 예비역 대장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주행을 택할지 주목된다.
20일 경주에서는 박 전 대표의 안보특보를 지낸 정 대장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뿐만 아니라 박씨 종친회가 주최하는 '신라시조대왕 춘분대제 봉황식'이 예정돼 있다.
문중 행사와 개소식이 겹친 탓에 박 전 대표가 개소식에는 가지 않더라도 문중행사에 참석, 정 대장을 우회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일단 친박 측은 박 전 대표가 20일 경주에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표와 가까운 이정현 의원은 "아직 갈지 안 갈지 여부는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그날 예정된 일정도 있다고 하니 이번에는 문중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측근도 "굳이 경주로 내려가 친이-친박 구도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필요는 없지 않느냐"며 "문중행사를 가든,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가든 경주로 내려가는 것 자체가 똑같은 목적으로 가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 경주에는 안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출판기념회 참석차 박 전 대표가 경주를 찾아 정 전 대장에게 힘을 실어준 만큼 이번에도 경주를 찾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박 전 대표가 경주를 찾을 경우 이번 경주 재보선에 미칠 정치적 파급력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은 지역 정서상 경주를 박 전 대표에 대한 지지성향이 뚜렷한 지역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경주 민심은 박심(朴心)에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친이계 핵심인 정종복 전 의원이 경주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 재기를 노리고 있어 한나라당 후보 대신 무소속 후보인 정 대장을 전격 지원한다면 친이계와의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따라서 박 전 대표는 정중동 행보를 계속할 지, 지난 4·9총선 당시 이방호 전 사무총장과 함께 이른바 '보복공천'을 주도한 정 전 의원의 국회 입성을 저지할지를 놓고 고민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