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오락(四當五落)이라는 말이 있죠. 선거판에나 있음직한 이 말은 고3 수험생이 하루 4시간만 자면 걸리고 5시간을 자면 떨어진다는 시대상을 잘 반영한 씁쓰레한 말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나쁘다’와 ‘바쁘다’입니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잘 아는 소설가 한 분이 ‘나쁜 놈’이라는 말은 ‘나 뿐인 놈’이라는 말이라고 해서 웃은 적이 있습니다. 주로 ‘옳지 않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나쁘다’는 ‘낮다’의 어근 ‘낮’에 ‘브다’(ㅂ은 순경음 ㅂ)가 만난 말입니다. 그래서 잠이 부족하거나 먹은 음식이 부족한 경우에도 쓰는 말입니다. 조금 나쁘게 먹는 게 좋다고 하죠? 나아가 ‘좋지 않다’, 더 나아가 ‘옳지 않다‘라는 뜻으로 두루 쓰이는 말입니다. ‘바쁘다’라는 말은 지금은 사라진 ‘가깝다’의 옛말 ‘밫다’ 또는 ‘밭다’의 어근과 ‘브다’가 만난 말입니다. 공간적 개념은 사라지고 시간적 개념만 남은 말이죠. ‘밫다’의 어근 ‘밫’에 ‘악’을 붙인 말이 ‘바짝’이라는 말이고, ‘밭다’의 어근 ‘밭’에 ‘우’를 붙인 ‘바투‘라는 말입니다. 조금 부족한 것에 만족하고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됩니다. 욕심이 많아서 그런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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