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남북이 분단된 데다 북에선 행정구역이 바뀌어 무색해진 말이지만 나라를 통털어(표준어는 통틀어) ‘조선팔도’라 하죠. 오늘 이야기는 조선팔도의 이름입니다. 도의 이름은 도내의 음뜸가는 고을이름의 첫 자와 버금가는 고을이름의 첫 자를 따서 만들어졌습니다. 하나씩 살펴볼까요? ‘경상도(慶尙道)’는 ‘경주(慶州)’와 ‘상주(尙州)’의 첫 자를 따와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오늘날이야 경주가 경상도에서 손꼽을 수 없는 작은 도시이지만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엔 가장 큰 고을이었죠. ‘전라도(全羅道)’는 ‘전주(全州)’와 ‘나주(羅州)’의 첫 글자, ‘충청도(忠淸道)’는 ‘충주(忠州)’와 ‘청주(淸酒)’의 첫 글자로 이루어진 이름입니다. ‘강원도(江原道)’는 ‘강릉(江陵)’과 ‘원주(原州)’의 첫 글자, ‘황해도(黃海道)’는 ‘황주(黃州)’와 ‘해주(海州)의 첫 글자로 이루어진 이름입니다. ‘평안도(平安道)’는 조선 태조 때 ‘평양(平壤)’과 ‘안주(安州)’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평양감사도 제 하기 싫으면 못한다.”는 속담이 있죠? 감사라는 직책은 오늘날의 도지사와 같아서 ‘평양감사’가 아니라 ‘평안감사’라 해야 바릅니다. ‘함경도(咸鏡道)’는 ‘함흥(咸興)’과 ‘경성도호부(鏡城都護府)‘의 첫 자를 따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다른 도의 이름은 고려시대나 조선 초기에 만들어졌으나 ’함경도‘라는 이름은 우여곡절 끝에 만들어진 이름인데요, 조선 태조 때 ’영흥(永興)‘과 ’길주(吉州)‘의 첫 자를 따서 ’영길도(永吉道)‘라 하다가, 1416년(태종 16) 함주(咸州)를 함흥부(咸興府)로 승격시키면서 ’함흥(咸興)’과 ‘길주(吉州)’의 이름을 따 ‘함길도(咸吉道)’라 불렀으며 이때 소위 조선팔도가 갖추어집니다. 1467년(세조 13)에 일어난 이시애(李施愛)의 난으로 1470년 함흥부가 함흥군으로 강등되고 관찰사의 본영을 영흥부로 옮김에 따라 영흥부와 안변도호부(安邊都護府)의 이름을 따서 ‘영안도(永安道)’가 되었다가, 1509년(중종 4)에 다시 함흥부와 경성도호부의 이름을 따서 ‘함경도’가 되었습니다. 하나 남은 ‘경기도(京畿道)’의 이름이 궁금하죠? ‘경기도’ 역시 ‘京’과 ‘畿’가 합해진 말이지만 지명을 따른 말이 아닙니다. 중국 당나라시절 수도인 장안(長安. 오늘날의 서안)의 궁성주변을 ‘경현(京縣)’, 궁성에서 500리 이내를 ‘기현(畿縣)’이라 부른 데서 유래합니다. 고려 성종(995)때 수도인 개경(開京)을 중심으로 주변에 6개의 경현(京縣)과 7개의 기현(畿縣)을 두었는데, 현종(1018) 때 이르러 ‘경기’라 부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개경이 평안도에 속해있으니 경기도의 본거지는 오늘날의 평안도였었다는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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