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으로 서울 신촌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
연세 세브란스 병원 측은 16일 오후 3시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김 전 대통령이 어젯밤부터 호흡이 가빠지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는 등 호흡에 이상이 발생했었다"며 "호흡기를 부착한 후 호흡, 체온, 맥박 등 바이탈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박창일 연세의료원장은 "오늘 새벽 2시께 산소포화도가 최저 86%로 떨어져 3시께 호흡기를 부착했다"며 "현재는 호흡기를 부착하고 안정제를 투여해 주무시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상태가 악화됐다기 보다는 폐렴의 경우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정신이 있는 상태에서 호흡기를 부착하면 견디기 힘들어 편안하게 해드리기 위해 안정제를 투여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현재 의식은 있지만 호흡기 부착으로 말을 못하는 상태다.
의료진은 "김 전 대통령의 폐렴 증세가 좋아지면 호흡기를 뗄 것"이라며 "지금 당장 (건강상태를)예측 하기는 힘들고 며칠 간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13일 "정밀검진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건의를 따라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했다. 15일 폐렴 확진 판정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 중이었다.
김 전 대통령의 측근인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의료진의 브리핑 후 "김 전 대통령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심적 피로를 느껴왔고 여행 등으로 피곤이 쌓여 상당히 안 좋으셨다"며 "현재 위독하지 않은 것만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사진=16일 오후 서울 신촌연대세브란스병원에서 박창일 의료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폐렴 입원과 관련 현재 상태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박창일 의료원장은 "호흡부전 증상이 발생했지만 호흡기 부착 후 현재 혈압과 체온, 맥박 등 바이탈 수치는 정상범위내에 있다"며 "생명에 지장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