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국회 본회의장 여야 동시 점거 사태 이틀째인 16일 한나라당은 민주당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 대표 최고위원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목소리로 여야 동시 점거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박희태 대표는 "경제가 눈에 보이지 않고 서민이 보이지 않는 잔인한 정당과 어떻게 대처해나갈지 어렵다"며 민주당에 대한 비난의 각을 세웠다.
특히, 박 대표는 "우리는 경제를 살리고 실업자와 서민들을 살리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야당과 전쟁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와 전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지난해 연말부터 국회 문을 쇠사슬로 걸어 잠그고 로프로 몸을 동여매는 등 그야말로 기본적인 품위도 지키지 않는 폭력 사태를 보여줬다"며 "폭력정당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은 농성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폭력 행위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마치 두 당이 농성하는 것처럼 비춰져서 당혹스럽고 두 당이 똑같이 취급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몽준 최고위원도 "열린우리당 시절 정세균 대표와 천정배 의원은 소수의견도 존중돼야 하며 소수가 자신의 뜻대로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은 민주주의도 의회주의도 아니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지금 민주당의 모습은 민주주의도 의회주의도 아닌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일침을 놨다.
정 최고위원은 "내일 제헌절 61주년을 맞아 국회가 국민의 비웃음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민주당에서도 그 분들이 말했던 것을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공성진 최고위원 역시 "법이라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 간의 약속이고 가장 기본적인 약속임에도 국회 내에서 헌법적 위기가 자행되고 있다"며 민주당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공 최고위원은 "구성원 간 토론을 하고 있고 이견에 대한 최대 공약수를 찾아내며 그래도 안 될 때는 표결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의 원칙이며 패자부활전을 통해 다음을 약속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라며 "하지만 이런 기회를 살리지 않고 길거리 정치를 하는 야당은 하루 속히 자유민주주의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진=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