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으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23일 폐색전증으로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져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브란스 병원 관계자는 이날 "오전 7시께 김 전 대통령이 폐색전증이 발병해 다시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며, 현재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는 호흡과 맥박, 혈압, 체온 등이 정상 수치"라며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상태에서 산소포화도가 98% 이상으로 점차 회복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중환자실에는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직계 가족 전원이 모여 김 전 대통령의 병세를 지켜보고 있으며, 이 날 오전에는 민주당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최측근들도 병실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의 의식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금 주무시고 있다. 회복하고 계시니 걱정 말라"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병원을 찾아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 오다가 상태가 호전돼 22일 오후 5시께 일반병실로 옮겨 치료를 받아왔다.
병원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이 완전한 회복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반 병실로 옮기게 된 것은 김 전 대통령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주치의를 비롯한 전담 의료진이 병실에 상주했기 때문에 병실에서의 치료는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폐색전증이란 정맥에 혈전(혈관 안에서 혈액이 부분적으로 응고된 것)이 생겨 이것이 폐의 혈관으로 이동해 폐의 혈관을 막은 상태를 일컫는다. 폐색전증이 발병하면 갑자기 호흡이 빨라지는 등 호흡곤란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