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의 공장 점거파업을 진압하고 있는 경찰이 지난 22일 노조와의 충돌 이후 노조의 폭력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강제해산작전의 명분을 쌓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23일 헬기를 이용한 최루액 투척이나 공장 접근 등 노조를 자극하는 행위를 자제한 채 "노조측이 경찰과 회사 직원들을 향해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압수한 시위용품들과 사진들을 공개했다. 경찰은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노조측이 사용한 폭력시위용품은 화염병 342개와 볼트·너트 6100개, 폐타이어 105개 방화, 벽돌 40개, 자동차휠 3개 등이라고 주장했다. 또 3일간 충돌 과정에서 경찰관 6명과 전의경 19명 등 25명이 화염병과 쇠파이프 등에 맞아 부상을 입었고, 그 중 2명은 중상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날짜별 폭력시위용품 사용 현황과 구체적인 폭력행위들을 자세히 설명하는 등 이날 하루 동안 언론대응에 주력했다. 이 같은 경찰의 태도는 도장공장을 점거 중인 노조를 강제해산하기에 앞서 여론을 무르익게 하는 사전 조치로 해석된다. 이날 브리핑에서 경찰 관계자는 노조의 폭력성을 설명하며 "사태가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경찰은 노조가 공장 주변에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치울 중장비에 철망을 설치하고 특공대 투입용 특수제작 컨테이너를 현장에 배치하는 등 강제해산작전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아직 도장공장 안으로 직접 경찰을 투입하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며 "노조원들이 지칠 때까지 기다리다가 여론이 무르익었다는 판단이 섰을 때 투입하는 게 순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측은 이날 오전 공장 벽에 '대화를 안 할테면 차라리 다 죽여라'라는 글씨를 써놓고 방송을 통해 "지금 당장이라도 우리는 대화에 나설 생각이 있다"며 사측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반면 사측은 "총고용 보장 요구를 철회하지 않는 이상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고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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