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4명이 탑승한 남한 어선 '800연안호'가 GPS(인공위성항법장치) 고장으로 북방한계선을 넘어가, 북 경비정에 의해 예인됐다.
현재 남북관계가 극도로 냉랭한데다가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가 북에 억류된 문제가 100일 넘게 해결되지도 않은 상태라 조속한 귀환이 가능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 선박의 귀환 여부에 따라 남북의 경색국면이 악화될수도, 호전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남북은 서로 월선한 선박에 대해 비교적 빠르게 송환해왔다. 2005년 4월13일 월북한 황만호는 5일, 2006년 12월25일 월북한 우진호는 18일 만에 귀환조치 됐다. 당시에도 남북관계는 극도로 경색돼있었으나 북한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남측에 인도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남측도 올해 6월30일과 7월5일, 두차례 북한 어선이 월선했으나 인도적 차원에서 바로 귀환조취를 취했다.
정부는 이같은 사례에 비춰 이번 선박도 조속하게 귀환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예인된 선박이 언제쯤 귀환할 수 있을지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한 뒤 "지난 사례에 비춰볼 때 이번에도 조속하게 귀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800연안호'를 정치적으로 활용할 경우 빠른 송환은 어려워다. 억류된 유씨에 이어 '800연안호'를 대남압박용으로 활용하고 귀환문제를 장기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건은 남측 선박이 기계고장으로 북방한계선을 침범한 뒤 북한 경비정에 의해 '예인'된 것어서 남측 선박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서해에 비해 동해 북방한계선은 남북간 분쟁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남측 어선의 월선이 '범법행위'로 규정된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닫혔던 남북대화가 재개될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후 회담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개성회담이 중단된 상태인 것을 감안하면, 어떤 형태로든 남북한 접촉이 재개되는 것은 호재일수 있다는 이야기다. 북한이 인도적 차원에서 빠르게 선박을 송환할 경우 다른 사안까지 대화로 풀어갈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