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서 열린 추석 이산가족 상봉 1차행사가 28일 오전 금강산 호텔에서 작별상봉을 하고 종료됐다. 2차행사는 29일부터 10월1일까지 열리며 북측 99 가족이 남측가족 450여명을 만날 예정이다.
남북 이산가족은 이날 오전 9~10시까지 호텔 2층 연회장에서 진행된 작별 상봉에서 또 다시 닥쳐온 생이별을 앞두고 통곡했다. 22년전에 납북된 동진호 선원 진영호(49)씨의 남측누나 곡순(56)씨는 동생의 손을 잡고 "이렇게 너를 놓고 가니 어떻게 하냐, 어떻게 놓고 가냐"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애써 눈물을 참던 영호씨도 누나를 실은 버스가 호텔을 떠나자 그 뒤를 쫓으며 눈물을 흘렸다.
역시 동진호 선원이던 노성호(48) 씨의 남측누나 순호(50)씨도 "이런 기회가 또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하느냐"며 울었다.
국군포로 이쾌석(79)씨의 남측 동생 정수(69)씨 "내년에 내 칠순, 큰 형님 팔순 잔치를 같이 합시다"라고 했고, 쾌석씨는 "우리 나갈때 울지 말자"고 말했다. 그러나 쾌석씨는 작별상봉이 끝나자마자 눈물을 떨궜다.
남측 최고령자 정대춘(95) 할아버지는 북측 아들 완식(68)씨의 손을 잡고 "마지막이야 또 마지막이야"라고 했다. 손을 심하게 떠는 등 몸이 불편한 완식씨는 "온 가족이 모여 '할아버지 오셨습니까'라고 인사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작별 종료가 15분 남았다"는 장내 방송이 나오자 작별 상봉장은 금새 '눈물 바다'로 변했다.
남측 가족이 버스에 오르자 북측 가족들은 창문을 통해 서로의 손을 부여 잡고 쉽게 놓지 못했다. "건강해라", "또 너를 버리고 가는구나", "살아 있어라" 등의 목소리가 사방에 울렸다.
남측 가족들은 이날 오후 동해선 육로를 통해 귀환할 예정이다. 1차 상봉행사에서는 남측 97가족, 126명이 지난 26일부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 호텔에서 6차례에 걸쳐 북측 가족 233명과 상봉했다. 이산가족 면회소는 작년 7월 완공됐지만 금강산 피격사건 이후 빈 건물로 남아있다가 이번에 처음 가동됐다.
사진=제17차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 마지막 날인 28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상봉자들이 작별을 슬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