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6일 북한에 옥수수 1만t, 분유 20t, 의약품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대한적십자사(한적)를 통해 통보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한적십자사 유종하 총재가 북한적십자 중앙위원회 장재언 위원장 앞으로 인도주의와 동포애적 차원에서 옥수수와 분유, 의약품을 지원한다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지난 16일 북한이 남북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인도적 지원을 요청해온 데 따른 것으로, 북한이 받아들일 경우 현 정부 출범 이후 당국 차원의 첫 지원이 된다.
옥수수 1만t 구매와 포장 등에 드는 비용은 약 40억원으로, 정부는 이 비용을 남북협력기금에서 충당하기로 했다. 이밖에 1억5000만원 상당의 분유 20t과 의약품은 대한적십자사가 자체적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정부는 곧 옥수수 1만t 구입에 필요한 남북협력기금 의결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며, 실제 지원까지는 30일~40일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천 대변인은 "남북협력기금에서 예산을 지원하지만 어디까지나 지원은 대한적십자사가 하는 것"이라며 "민간단체를 통한 대북지원사업에 포함돼 있는 협력기금 예산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 차원의 대규모 식량지원은 남북관계 상황을 보아가며 결정한다는 입장"이라며 "현재 당국 차원의 식량지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원 품목으로 쌀 대신 옥수수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옥수수가 취약계층을 우선해 지원한다는 원칙에 가장 적합한 품목"이라며 "옥수수 지원에 대해서는 북한이 과거에도 거부 반응을 보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옥수수 1만t이 아주 적은 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적 차원의 인도지원에서 약 40억원 상당이면 굉장한 규모"라고 강조했다.
천 대변인은 "오늘 결정한 지원 외에 추가적인 지원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상황 변화에 따라 한적 등에서 검토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