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72·현 성지건설 회장)이 4일 별세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이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성북동 자택 드레스룸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가정부가 발견했다.
가족들은 박 전 회장을 승용차에 태워 서울대병원으로 옮겼지만 오후 8시32분께 사망판정을 받았다.
박 전 회장의 정확한 사망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박 전 회장이 자택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 전 회장의 목에 끈 자국이 있고, 고인이 쓰러진 자리에 넥타이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서울대병원과 성북동 자택에서 박 전 회장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초 목격자인 가정부와 유족들이 충격으로 진술을 하지 않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박 전 회장의 자살 여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절차 등을 거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 전 회장이 2005년 인수한 성지건설의 경영과 관련, 극심한 스트레스가 자살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박 전 회장은 1996~1998년 두산그룹 회장을 지냈다. 2005년에는 두산그룹 명예회장 직에 올랐다. 이후 박용성 회장에 대한 그룹회장 추대에 반발해 '형제의 난'을 일으키면서 두산가에서 제명됐다
지난해 3월 건설업 순위 50위권인 성지건설 회장 직에 오른 박 회장은 건설경기 악화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성지건설은 박 전 회장의 자살 추정과 관련, "전혀 사실무근" 이라고 밝혔다.
성지건설 비서실 관계자는 "박 회장은 오늘 오전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며 "2001년에 심장 수술을 받는 등 평소에 심장 질환을 앓아왔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그룹 홍보실 측은 별세한 박 전 회장의 큰 형이자 현 두산그룹의 명예회장인 박용곤 회장이 "가족으로서 그리고 두산그룹의 전직 회장으로서의 예우를 갖춰 장례 준비를 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유족으로는 박경원(성지건설 부회장)·중원(성지건설 부사장) 등이 있으며,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