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벌여온 장애인단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비판하는 발언을 연일 쏟아내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 등을 통해 전장연에 '불특정 다수의 불편을 볼모 삼는 시위방식'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시각 장애인인 자당 김예지 의원이 전장연 관계자들과 만나 "정치권을 대신해 사과드린다"며 무릎을 꿇은 데 대해서도 "김 의원은 제 대변인이나 비서실장이 아니기 때문에 그럴 권한은 없다. 대신 사과할 수는 없다"며 "다만 개인의 독립 행동으로 당연히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볼모라는 표현은 전혀 사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당 대표로서가 아닌 '개인' 자격의 발언이라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 대표의 이런 언급에 대해 당사자인 전장연뿐만 아니라 다른 장애인단체, 시민단체, 더불어민주당 등이 비판하고 나섰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괜히 엉뚱한 것으로 갈라치려 하지 말고 국민의힘과 인수위가 조건 없이 2023년 장애인 권리예산을 수용하고 장애인 권리 민생 4대 법안을 가장 빠른 국회 일정에 통과부터 시키라"고 반박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28일 성명을 내고 "약자와의 동행은커녕 오히려 혐오와 분열을 조장한다"고 주장하며 이 대표에게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했다.   참여연대도 같은 날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전장연의 이동권 보장 시위를 두고 '서울시민 불특정 다수를 볼모로 삼는 방식'이고 '비문명적 관점'이라는 등 차별과 혐오의 발언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면서 "공당의 대표가 앞장서 사회적 약자의 요구와 맥락을 소거한 채 이들을 공격하고 공권력 행사를 주문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전장연 시위를 비판하는 일련의 언급들을 내놓고 이로 인해 사회적, 정치적 논란이 확산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가 비록 개인 자격의 발언이라고 하지만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배출한 정당으로, 5월 10일 새 정부가 출범하면 집권당이 된다. 국민은 대선에서 승리한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이 국민통합과 협치의 정치를 펴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대표가 우리 사회의 약자인 장애인들이 구성한 단체를 포용하지 못하고 도리어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으니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위원들도 전장연을 찾아 그들의 입장을 경청하며 이 대표와 '거리두기' 행보를 보였다.   우리나라는 비록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긴 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장애인 복지지출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훨씬 못 미친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장애인 복지지출 비율은 0.61%인데 OECD 회원국 평균은 2.02%라는 통계도 있다. 이 대표는 이제라도 전향적 자세를 취해 국민통합과 포용의 태도를 나타내고, 장애인 권리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행보를 보이기 바란다. 연합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