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대통령직인수위원에서 돌연 사퇴하면서 공동정부 출범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 의원은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최측근으로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두당의 공동정부 구성 협상에 참여한 뒤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해왔다. 이 의원은 안 위원장의 만류에도 사퇴를 전격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경제부총리 등 8명의 내각 인선이 있었고, 이 의원 자신이 행정안전부장관에 거론됐던 점에 비추어 안철수계 인사를 홀대한 데 따른 불만이 터져나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안 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당 추천 인사들이 1차 내각 발표 명단에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법무부 장관에는 '정치인 출신을 배제한다'는 윤석열 당선인의 인선 기준에 밀려 이 의원의 입각 또한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사퇴 소식이 알려지면서 공동정부 내 불협화음이 표면화됐다. 후보 단일화에 이어 공동정부 출범을 앞둔 마당에 합당이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윤-안 주변의 핵심 인사들은 대한민국 5년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유권자로부터 부여받았다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 힘들다고 또는 상대방이 마음에 안든다고 쉽게 던져 버릴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안 위원장은 "대선과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그리고 인수위를 하면서 여러 어려움이나 힘든 점들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처음 사퇴 의사를 밝힐 때 여러 가지 과정에서의 어려움, 중압감에 대해 애기했고, 나름대로 설득했지만 사퇴 의지가 워낙 강했다"고 말했다.  윤-안 두 대선 후보는 담판을 통해 지난달 3일 단일화와 원팀을 전격 선언했다. 대선에서 승리한 뒤 안 후보는 이후 인수위원장을 맡았고 '총리 0순위'로 거론됐으나 고사했다. 새 정부 청사진을 그리는 데 집중하고 내각에는 참여하지 않는 게 당선인의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총리 인선의 숨통이 트이면서 순항하는 듯했던 공동정부 구성은 일단 이 의원의 돌발 사퇴라는 변수를 맞았다. 안 위원장이 사퇴를 만류한 것으로 알려져 확전될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인수위 구성 과정에서 서울 출신 50대 남성을 뜻하는 '서오남' 소리를 들었던 새 정부의 첫 출발이 1차 내각 인선에서 경상도 출신 60대 남성을 뜻하는 '경육남'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르면 13일로 예정된 10개 부처 내각 인선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두 당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려면 양보와 타협은 기본이다. 대선전 단일화 기자회견에서 윤-안 두 후보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들을 메꿔주며 상호보완적으로 유능하고 준비된 행정부를 통해 반드시 성공한 정권을 만들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함께 정권을 인수하고 함께 정권을 준비하며, 함께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공동선언했다. 뿌리가 다른 조직의 화학적 결합이 쉽겠는가. 공동정부를 꾸려나가는 길이 험난하더라도 쉽게 그만둘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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