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과거 국정농단 특별검사와 피의자로서의 '악연'에 대해 미안한 심정을 밝히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당선 "아무래도 지나간 과거가 있지 않나"라며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가진 미안함 이런 것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배석했던 윤 당선인 측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과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 브리핑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에게 과거 악연과 관련해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정중하게 요청했고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가능하면 참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 간의 과거 '구원' 해소라는 측면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윤 당선인은 새 정부 집권 초기 국정 동력을 좌우할 첫 시험대로 꼽히는 6·1 지방선거를 50일 앞두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이뤄진 이번 회동을 통해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과 그간의 앙금을 해소하고 보수 지지 기반을 더욱 넓히는 계기를 마련할지 시선이 쏠렸다. 윤 당선인은 전날 안동 등 경북지역 4개 도시를 연달아 방문하는 '약속과 민생의 행보'를 하며 "경북의 아들로 생각해달라"면서 지역 민심에 적극 다가가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회동을 지켜보면서 앞으로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정치'의 문이 열리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고개를 든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확정받고 수감생활을 해온 박 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특별사면을 받아 3월 24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해 대구 달성 사저로 들어간 지 이제 20일째다. 박 전 대통령은 그 와중에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나선 자신의 측근 유영하 변호사에 대해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지지 발언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유 변호사에 대한 지원 활동에 나서면서 대구시장 선거에서 '박심'(朴心·박 전 대통령의 의중)이 변수로 떠오른 모양새라고 한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2년의 징역형을 확정받았다가 사면에 의해 지난해 12월 31일 4년 9개월 만에 풀려난 박 전 대통령이 '사저 정치'를 개시한다면 국정농단을 기억하는 많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통합'이라는 사면의 취지도 무색해지게 될 것이다. 그러잖아도 지난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발표 직후 많은 시민단체는 "민주주의의 후퇴이자 시대정신의 파괴"라며 사면 철회를 촉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앞으로 분란의 행보가 아닌 '국민화합, 통합'의 행보를 보이기 바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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