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가 배부된 8일 학생들의 표정에는 걱정과 근심이 가득했다.
학생들과 고3 교사들은 상대적으로 쉬웠던 수리 영역 등으로 인해 일제히 "변별력이 낮아졌다"고 평가하며, 향후 원서 접수에 대해 고심하는 낯빛이 역력했다.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종로구 배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는 성적표가 배부되기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았다.
학생들은 저마다 긴장된 마음을 억누르기 위해 음악을 듣거나 친구들과 향후 대입 전략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성적표가 배부되기를 기다렸다.
오전 9시30분께 담임교사로부터 성적표가 배부되자, 3학년 8개 학급이 위치한 학교 3층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졸이며 자신의 이름을 호명하기를 기다리던 학생들은 성적표를 확인한 뒤, '아우', '어떡해', '아' 등 탄식을 터뜨렸다.
교실 곳곳에서는 허탈한 웃음을 짓는 학생과 눈물을 흘리는 학생, 옹기종기 모여서 서로의 성적을 확인하는 학생 등이 눈에 띄었다.
일부에서는 성적이 잘 나온 학생들을 향한 부러움이 가득한 환호성과 박수 소리도 흘러나왔다.
문현정양(18)은 "시험을 치를 때는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해 기분이 좋았는데 막상 변별력이 없어서 좌절이다"며 "아무래도 '눈치작전'을 많이 벌여야할 것 같다"고 근심어린 표정을 지어보였다.
선재원양(18)은 "점수는 예상대로 나왔는데 예상보다 표준점수가 낮아서 걱정"이라며 아쉬워했다.
문재희양(18)은 "가채점을 왜 했나 싶을 정도로 점수는 예상대로 똑같이 나왔다"면서도 "수리가 쉬웠는데 수리를 못 봐서 걱정이고 등급이 낮게 책정될 것 같다"고 우려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성적표를 받아든 학생들 못지않게 고3 담임교사들 역시 향후 대입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지 난감해했다. 교무실은 학생들의 성적을 일일이 확인하며 개인별 전략에 고심하는 교사들로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고3 담임인 윤태준 교사(38)는 "수리의 경우 지난해보다 표준점수가 10점정도 내려가서 변별력이 떨어졌고 언어와 외국어에서 변별력이 생길 것 같다"며 "어느 때보다 눈치작전이 심각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고3 담임인 윤종희 교사(34)는 "개인적으로 수리에서 변별력이 떨어진 것이 특목고 학생보다는 일반계 고교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며 "중상위권에 많이 집중이 될 것으로 보여 눈을 너무 높이기보다는 '소신'과 '안전' 정도로 원서를 접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사진='아니!이럴수가'
2010학년도 수능성적표가 수험생에게 배부된 8일 오전 경남 마산시 마산여고에서 한 수험생이 성적표를 확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