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새해 1월부터 운영할 예정인 농기계 임대은행에는 농민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트랙터·콤바인·이양기 등이 빠져 있어 반쪽짜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시가 5억8천만원의 예산으로 구입한 농기계 54종 중 21종은 트랙터에 연결해서 사용하는 부속기계로, 트랙터 등이 없을 경우 농민들은 트랙터를 다른 곳에서 빌려야 할 판이다. 시 관계자는 트랙터를 구입하지 않은 이유로 “농림수산식품부의 지침에 따라 대형 농기계는 농협에서 임대사업을 시행하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부속기기를 임대하도록 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지침에는 ‘2010년부터 트랙터 등의 구입을 제한 한다’고 명시되어 있어, 지난 6월 구입 당시에는 별 문제가 없었음에도 트랙터 등 대형 농기계를 구입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다. 또, 이 관계자는 “농기계 임대사업에 드는 예산으로는 1대 당 수천만원씩 하는 트랙터 몇 대만 사면 다른 기기를 살 수 없었다”고 해명하고 “만약 예산을 쪼개 한두 대의 트랙터를 구입했더라도 무리한 사용으로 수명이 단축되어 충분한 효용가치를 갖지 못했을 것”이라는 비상식적인 대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농기계임대사업을 먼저 시행한 도내의 김천·상주시 등은 대형 트랙터와 부속기기를 함께 임대하고 있어 경주시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경주시 당국의 느긋한 대응 속에 정작 트랙터가 필요한 농민들은 농협 등 다른 기관을 통해 트랙터를 빌리고 다시 농기계 임대은행을 이용해야 하는 이중의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더구나, 농기계 임대가 이처럼 농협과 지자체로 이원화 되면 막상 트랙터를 빌리고도 부속기계를 다른 농민이 먼저 빌려 가면 트랙터마저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농협과 농기계 임대은행간의 업무 협조는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선을 그어 말하고 있어, 농민들의 불편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신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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