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철도 부지를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한 2개의 폐철도법을 혼합 반영한 일명 '폐철도법'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경주의 숙원사업인 경주역 폐철도 부지 활용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자체가 폐철도 부지를 매입하는 데 도움을 주는 조항은 제외되면서 부지 대여 권한만 얻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 됐다.
 
국회에 부의됐던 김석기·민홍철 국회의원이 발의한 '폐철도부지의 활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과 송기헌 국회의원이 발의한 '폐철도 및 유휴부지 활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 등 2개의 법안이 '철도 유휴부지 활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안(대안)'(이하 폐철도법)으로 대체돼 지난달 30일 가결됐다. 당초 폐철도법은 2가지 의안이 회부된 상태였으나 협의를 거친 끝에 양 법안이 대안을 반영해 폐기되고, 2개의 법안 내용이 혼합 반영된 폐철도법이 상임위를 통과하게 됐다.
 
폐철도법을 살펴보면, 지자체의 폐철도 부지 대여에 초점을 맞춘 송 의원 법안 내용이 상당수 반영됐다. 지자체가 철도 유휴부지를 수의계약으로 대부·사용하게 하는 경우 그 기간은 10년 이내로 할 수 있도록 했으며 지자체가 철도 유휴부지를 대부·사용할 경우 해당 부지에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건물이나 그 밖의 영구시설물을 축조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김 의원 법안에 포함돼 있던 매각 특례조항을 삽입해 지자체장 등이 철도 유휴부지의 매입 대금을 한꺼번에 납부하는 것이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국토부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수준을 고려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자를 붙여 20년에 걸쳐 나누어 납부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김 의원 법안의 핵심이었던 '지자체가 폐철도부지를 관광시설 또는 주민복지시설로 사용하려는 경우 국유재산법에 따르지 않고 폐철도부지를 지자체에 매각하거나 무상으로 대부·양도'하는 내용은 모두 제외됐다.
 
국유재산법 제27조에 따르면 행정재산은 처분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폐철도 및 유휴부지는 행정재산으로 분류되며, 활용 및 매각에 법적 제약이 많다. 김 의원은 이같은 제약을 없애기 위해 여러 조항을 삽입했으나, 대안 폐철도법에는 이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폐철도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경주역에 기념관을 세우는 등의 기념 사업은 가능해졌지만 지자체 주도로 경주역에 있는 폐철도 부지를 매입해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원하면 폐철도를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너무나 파격적이다 보니, 정부에서 형평성 문제를 들어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폐철도 부지를 대여할 수 있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폐철도법이 국회를 통과할 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