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국회의장은 27일 여야 원내대표를 의장집무실로 불러 내년도 예산안 처리와 관련한 마지막 협상을 중재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이명박 대통령이 원전 수주 노력을 언급하며 "나라 밖에서부터 좋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나라 안 정책과 관련해서는 국회가 고인 물꼬를 터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는 모습을 보이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는 것처럼 (내가) 몸을 던져 국회를 구하기만 한다면 그렇게 하겠다. 양당 원내대표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면서 "인당수에 몸을 던진다는 생각으로 연내 예산안 타결이라는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지금 이 대통령이 원전 수주해 경제를 살리고자 몸부림치는데 대한민국 국회는 예산을 가지고 대치상태에 있다"며 "민주당이 예결위를 점거하고 있는데 이는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것 아닌가. 점거를 풀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안 원내대표는 "서로 끊임없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예산안을 논의하다가 그것이 안 되면 표결에 의해 처리하는 것이 민주주의 기본이고 의회주의의 기본"이라며 "왜 대한민국 의회는 미국처럼 하지 못하나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장이 마지막으로 이런 자리를 마련했으니 최선을 다해 협의를 해 합의에 의한 예산안 처리를 하고 그것이 되지 않을 때는 표결을 통해 국회가 평온하게 끝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안 원내대표가 미국 국회를 말했는데 우리 대통령은 왜 미국 대통령처럼 못하는가"라며 "미국 대통령은 현안문제를 풀기 위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만나 현안 문제를 푸는데 앞장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임무중 국회와 씨름하는 게 반 이상"이라면서 "대통령 때문에 막혀 있다. 이 대통령은 밖에서 잘하는데 왜 국회 문제는 풀지 못하는 지 유감스럽다"고 질책했다.
이어 "수자원공사 사업은 정부 재정으로 하고 보의 갯수, 높이, 준설량에 문제가 있어 내년 2월 추경예산으로 하자고 제안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들어야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