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연패한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결과를 반성하고 수습책을 마련하기 위한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민주당은 7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에 4선 중진 우상호 의원을 선임했다. 비대위는 대선 및 지방선거 참패를 평가하고 수습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8월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역할을 맡는다.  민주당은 최근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극심한 당내 갈등을 겪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호중·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사사건건 충돌했다. 참패 뒤 벌어진 당내 싸움은 더 가관이다. 이재명 상임고문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자 "당은 다 죽었는데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책임론이 터져 나왔다. "이재명 의원이 선거 전면에 나선 게 결정적 패인"이라는 친문재인계의 주장에 이재명계 인사들은 "이재명 책임론은 차기 당권 도전을 막으려는 또 다른 계파주의일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재명 상임고문은 첫 국회 등원 길에 선거 패배 책임론을 묻는 말에 "국민과 당원 여러분, 지지자 여러분의 의견을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열심히 듣는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의 선거 책임론 공방과 계파 갈등을 지켜보는 국민의 시선은 따갑다. '아직도 멀었구나'라는 비판 속에 정신을 차리려면 경기도지사까지 내줬어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대선에서 0.73% 포인트라는 근소한 차이로 패한 뒤 생겨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분위기가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0.15% 포인트 차이로 이기는 바람에 다시 꿈틀대고 있다는 것이다.  잘못된 패인 분석은 결국 당내 쇄신과 재건을 가로막는다는 사실을 민주당은 명심해야 한다. 대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송영길 전 대표가 컷오프를 뒤엎고 서울시장 후보가 됐고, 그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은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재명 상임고문에게 넘어갔다. 당은 이 상임고문에게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도 맡겼다. 비상식적인 일들의 연속은 결국 유권자로부터 가혹한 심판을 받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반성보다는 여전히 내부 다툼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국민의힘은 국회 경험이 없는 30대 당 대표를 발탁하고 시스템 개혁 공천에 나서며 5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고 지방 권력도 되찾았다. 이처럼 국민의힘은 나름의 변화를 꾀했지만 민주당은 거대 여당의 지위에 안주한 채 개혁 입법에는 손을 놓았다. 뒤늦게 검찰 수사권을 축소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입법을 밀어붙였지만 이 과정에서 위장 탈당과 꼼수 사보임 등을 동원해 지탄을 받았다.  새로 구성된 비대위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바닥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5년과 대선, 지방선거에 대한 냉정한 반성과 평가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일부 극성 민주당 지지자나 계파 추종자에 휘둘리면 여론을 놓치기 쉽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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