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했다.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1999년 기준금리가 도입된 이후 사상 처음이다. 
 
특히 금통위가 통상적 인상 폭(0.25%포인트)의 두 배인 0.50%포인트를 올린 것과 기준금리를 세 차례(4·5·7월) 연속 올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금통위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까지 낮췄던 기준금리를 지난해 8월 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 시작을 알렸다.기준금리는 이후에도 같은 해 11월, 올해 1월, 4월, 5월에 이어 이날까지 0.25%포인트씩 5회, 0.50%포인트 한 차례, 모두 1.75%포인트 올린 바 있다.금통위가 빅스텝을 단행한 것은 소비자물가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에 달하는 등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미국 통화당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미 금리 역전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이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점도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년동기대비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0%다. 쌀, 라면 등 자주 사는 품목으로 구성되는 생활물가지수(장바구니 물가)도 같은 기간 7.4% 올랐다. 두 지수 모두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7%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져 한·미 금리가 역전이 임박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자본이 대거 유출되고, 원화 가치도 떨어질 수 있다. 환율 급등으로 인해 수입 물가가 오르고,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더 문제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서, 일단 미국과의 격차는 0.50∼0.75%포인트까지 커졌다.하지만 연준이 오는 26∼27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대로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다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0.00∼0.25%포인트 높아지는 역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