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가 연일 바닥이다. 불과 얼마 전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는데 13일에는 30%대 초반까지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의 거의 두 배이다. 새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이처럼 낮은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어느 정부든 출범 초기에는 국민의 기대와 희망이 충만하게 마련인데 그보다 걱정과 우려가 훨씬 크다는 것은 정권 차원뿐 아니라고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에 연연치 않는다면서 "별로 의미 없는 것"이라고 말했으나 그렇게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지지율이 하락하면 국정 동력이 떨어져 개혁도 추진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2개월여 만에 큰 위기를 맞은 셈이다.
비정상적 현상이 발생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부실 인사, 여당 내분, 경기 침체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이런 문제는 과거 정부에서도 크든 작든 늘 있던 일이다. 혹여라도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데 야당과 언론의 과도한 공격으로 국민들이 오해하거나 안 알아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은 것이다. 가장 답답한 것은 윤석열 정부 5년의 청사진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 정부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와 관련해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실까지 이전했지만, 상황이 그리 나아진 것 같지 않다. 파격적인 도어 스테핑은 탈권위라는 취지와는 달리 권력 내부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결과가 됐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잡음까지 끊이지 않고 있으니 윤 대통령에게 표를 준 일부 유권자까지 등을 들린 것이다.
한번 떨어진 지지율은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잖아도 여소야대 지형인데 지지율마저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면 국정이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 국내외적인 복합위기로 민생이 갈수록 피폐해지는 가운데 정부 정책이 흔들리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의 몫이다.
이 와중에 여당 내부에서는 권력 투쟁까지 본격화할 조짐까지 나타났다.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로 사상 초유의 대표 공석 사태가 발생하자 잠복했던 내부 갈등이 표면화한 것이다. 소위 '윤핵관'의 두 축인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은 당 지도체제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대표 대행은 이준석 대표의 직무가 정지되는 6개월 동안 권한 대행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장 의원은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구성을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2024년 총선 공천권을 염두에 둔 주도권 다툼이다. 이미 획득한 권력을 놓고 지분 싸움을 할 게 아니라 그 권력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사용할지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