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2명이 됐다.
김정헌(6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1일 출근했다. 법원이 김 위원장에 대한 해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한 데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부당 해임으로 지위가 상실된 것을 법이 복원해준 것”이라며 “정상적 업무 수행을 위해 출근한다”고 밝혔다.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해야 하나 오랜만의 출근이라 긴장은 된다”며 “두 위원장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는데 이는 전적으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관이 결자해지를 해야 한다”며 “오광수 (현) 위원장도 나름 난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법원이 취소 판결을 내렸고 가처분 신청도 받아들여져 완전한 권리를 획득했다”며 “오광수 위원장이 먼저 관두는 게 맞지 않나”고 반문했다. “결국 위원장끼리의 문제가 아닌, 문화부와의 문제”라며 “현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문화부에 있으므로 문화부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두 위원장을 모셔야 하는 문화예술위원회도 난처해졌다. 출근한 김 위원장은 위원장실이 아닌 아르코미술관 내 임시 사무실로 안내됐다.
윤정국(52) 사무처장은 “김 위원장을 위원장으로 인정하긴 하지만 우리도 혼란스럽다”며 “(김 위원장으로 인해) 기관 전체 업무가 마비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결국 예술정책 전체의 혼란을 가져올 것이고 예술가들도 혼란에 빠질 것이다. 한 기관에 두 위원장이라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벌어졌다”며 한숨을 쉬었다.
오광수(72) 위원장은 아침회의를 여는 등 정상적인 업무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은 2008년 문화부가 문예진흥기금 운용 손실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임한 데 불복, 소송을 낸 바 있다. 법원은 김 전 위원장의 해임무효확인 청구소송의 확정 판결이 나올 때까지 해임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도록 결정했다.
김 위원장은 공주대학교에 휴직계를 내는 등 복직 준비를 마치고 출근했다. 이후에도 계속 출근한다는 방침이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사진= 법원의 해임 집행정지 결정에 1일 서울 대학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 출근하려던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직원들의 저지에 아르코 미술관에 마련해 놓은 임시 위원장실로 출근해 취재진과 대화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