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휴가 중에 대통령실과 관련해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들이 잇따라 불거졌다. 하나는 윤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모 무속인이 이권에 개입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대통령 관저 공사 중 일부를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할 당시 후원 업체가 맡았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선거 과정에서 존재가 알려진 '법사 A씨'가 세무조사나 공천, 인사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기업인이나 정치인들에 접근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상황 파악에 나섰다고 한다.  A씨는 과거 코바나컨텐츠 고문 명함을 갖고 다녔고, 대선 때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의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인물이다. 과거에도 정권과의 연줄을 들먹이며 이권을 챙기려는 사람들은 늘 있었다. 권력이 힘을 실어주거나 용인하면 국정 농단이고, 단순 사칭이면 사기지만 두 경우 모두 국가의 기강을 흩트리는 중대 범죄인 것만은 분명하다. 검찰, 경찰 등에 수사를 의뢰해 진상을 철저히 파헤치고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  대통령 관저 공사를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후원업체가 수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이 극구 부인했으나 이게 부인인지 확인인지 모를 지경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관저의 경우 "보안상 이유나, 시급성이 있을 때 수의계약을 할 수 있고,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당시 전시회를 할 때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던 업체로서 그에 대한 대금을 받았다. 후원업체로서 이름에 오른 것은 감사의 뜻에서 이름 올린 것이지, 후원해서 올린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설명을 종합해보면 관저 공사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이 업체가 후원사 명단에 오른 것이 맞는 모양이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용산 관저 인테리어의 공사명이 '○○ 주택 인테리어 공사'로, 공사 지역이 '세종특별자치시'로 기재된 것도 의심스럽다. 대통령실은 단순 착오라고 주장했으나 이를 헷갈릴 간 큰 공무원이 있겠나. 이처럼 떳떳지 못하고 해명도 구차한 일을 처음부터 왜 만든 것인지 한심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권력 사유화에 대한 국민들의 거부감이 큰 상황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사적 채용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국정 쇄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이번 의혹들로 그 필요성이 더 커졌다. 문제는 당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대통령실 수석이나 장관 몇 명 바꾼다고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핵심은 대통령과 그 주변부터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공적 업무를 방해하는 개인적 인연은 단호히 정리해야 한다. 대통령실 주변을 감시·감찰해 비리를 조기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 대통령 주변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그 자체로 정권에 큰 부담이다. 그럴 만한 권력 내부의 기류를 방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외적 위기 속에 더는 엉뚱한 곳에 국력이 낭비되고 국민들이 우려하는 일이 없도록 문제의 근원을 철저히 제거하길 촉구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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