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고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침몰된 천안함에서 실종자 수색작업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53)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실종자 가족 7명이 찾아 조문을 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31일 오전 10시 40분께 고 한 준위의 빈소를 찾아 영정 사진을 보고 이내 울음을 터뜨렸다.
가족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국화꽃을 한 송이씩 놓은 뒤 유족들을 부둥켜 안고 함께 오열했다.
이창기 원사의 형 이성기씨는 "미안하고 죄송하다.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애쓰다 이런 일을 당한 것에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로 위로했다.
이씨는 "실종자 가족들 모두 자식들이 무사하게 돌아오기만을 바랬는데. 이런 불상사가 절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랬는데…"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정범구 상병의 할머니 이상옥씨는 "속상하다. 우리 손자도 돌아오지도 못했는데 애매한 사람만 죽게됐다"며 한 준위의 부인 김말순씨(56)와 딸 슬기양(19)을 부둥켜 안고 흐느꼈다.
이에 김씨는 이 할머니에게 "이건 아닙니다. 우리 금쪽같은 내 새끼 아버지인데…"라고 오열했다.
정 상병의 할머니는 김씨에게 "미안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연신 되뇌이다 다른 실종자 가족들에게 이끌려 평택 2함대로 돌아갔다.
한편 해군 특수전(UDT) 소속인 한 준위는 지난 30일 오후 3시20분께 천안함 함수 부분에서 수중 작업을 벌이던 중 실신해 응급치료를 받았으나 오후 5시께 순직했다.
한 준위의 장례는 해군 작전사령부장으로 다음달 1일 오전 11시에 거행되며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한 뒤 오후 4시께 대전 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사진=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이 31일 오전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故 한주호 준위 빈소에서 눈물을 흘리며 조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