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 사고가 발생한지 약 2주만에 기업 현장 챙기기에 나섰다. 그동안 천안함 사태 수습에 매진하느라 청와대에서 머물렀던 발길을 기업 현장으로 돌리면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IT산업 등을 직접 챙기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남 천안의 테크노파크를 방문해 현장에서 제4차 국가고용전략회의를 겸한 제54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뒤 테크노파크 내 IT업체인 시맨틱스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이 외부 일정에 나선 것은 지난달 26일 천안함 침몰사고가 터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청와대 내에서 안보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 사고와 관련된 동향을 챙기는 데 주력하는 대신 외부 일정은 축소 또는 연기해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애플의 아이폰과 영화 아바타의 성공 등을 통해 최근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콘텐츠·미디어·3D산업 분야의 육성전략에 대해 보고받고 이들 분야의 위기의식에 대해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 우리는 혁신적인 기술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몇 년 안에 자리를 못 잡으면 완전히 밀려나게 된다"며 "위기의식을 갖고 철저히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모두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지원 방식은 의미가 없다"며 "될 성 싶은 쪽에 집중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곧바로 IT업체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면서 우리 기업들의 역할을 당부했다. 시맨틱스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서버실과 중앙통제실, 개발사업팀 등을 직접 돌아보면서 "긍지를 갖고 열심히 해달라"며 "그래야 세계를 향해 나아갈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일관제철소까지 들러 준공식에 참석하고 현장을 둘러봤다.
제철소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안내로 일관제철소의 핵심시설인 고로와 함께 비산먼지 등 환경오염을 예방하도록 한 철광석 저장공간인 밀폐형 원형저장시설 등을 살펴봤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행사는 천안함 사태 이후 (이 대통령이) 외부로 나간 첫 행사"라며 "(천안함 사고 원인규명은) 전문가가 규명하는 대로 놔두고 이제부터 국정과 일자리 창출을 충실히 묵묵히 해나가겠다는 행보였다"고 풀이했다.
이 대통령의 현장 방문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오전에는 최첨단 IT와 소프트웨어 산업, 오후에는 친환경 굴뚝사업으로 탈바꿈한 제철소를 방문했다"며 "한국경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보여주는 행보"라고 강조했다.
사진=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세균 민주당 대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조석래 전경련회장 등이 참석했다.
(오른쪽부터) 송광호 한나라당 최고위원,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이명박 대통령,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세균 민주당 대표, 조석래 전경련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