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경주축산업협동조합(이하 경주축협)이 최근 논란이 벌어진 한우 위탁생산 사업과 조사료 가공시설 준공 등을 힘입어 경주시 농축수산 브랜드인 '천년한우'를 사유화할 것이라는 축산인들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경주축협이 위탁사업을 본격적으로 벌이게 되면 지역 한우의 과잉공급을 초래할 것이고 이에 따른 소 값 하락으로 인한 피해는 축산인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이다.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국내 소 1마리당 생산비는 1070만원. 2년 반을 사육해 판매되는 도체중(도축 후 무게) 450㎏기준 거세우 1등급 가격은 700만원 수준으로 생산비에 한참 못 미치는 가격이다. 암송아지와 번식우 낙찰률도 일년새 큰 폭으로 감소해 경주축협의 경우, 암송아지 낙찰률은 지난해 11월 96.9%에서 올해 11월 89.1%로 감소했고, 번식우는 76.5%에서 41.2%로 무려 35.3%p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상황이 이렇지만 경주축협이 추진하는 '경주 천년한우 고급육생산기반 조성사업'은 연간 2500마리 규모의 위탁우를 출하하겠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2년간 사업비 총 100억원을 들여 위탁 농가에 대해서 거세우 사육에 필요한 송아지, 사료, 톱밥 등을 농가에 제공해 예탁사육을 하고 월 사육수수료(마리당 3만원)와 출하 후 수익금의 일부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경주축협의 천년한우 브랜드는 거세우로만 한정돼 있는 데 연간 도축되는 거세우 6000마리 가운데 경주 천년한우 브랜드 생산량은 2500마리 수준이며 목표 달성 시 경주천년한우 도축량은 현재의 2배 규모인 5천마리가 될 전망이다. 향후 독점 형태로 천년한우 생산량 전체를 위탁우로 대체하겠다는 계획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사)전국한우협회 대구경북도지회·경주시지부는 지난 7일 경주축산농협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축산업협동조합의 한우 위탁사업을 규탄하며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본보 12월8일자 1면 보도)
또한 거대 조직과 시설 등을 통한 사료 공급으로 비용 경쟁에서 밀려난 개인 농가들의 설 자리는 더욱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경주축협은 지방비와 국비가 지원되는 TMR(완전혼합사료) 공장(총사업비 34억원·연 3만톤 생산)을 내년 천북면 일대에 준공할 계획으로 향후 위탁우 생산 농가에는 경주축협의 TMR사료가 공급될 전망이다.경주지역 한우 농가의 A씨는 “위탁생산 농가는 경주축협이 제공하는 사료와 사육프로그램에 의해 생산되는데, 축협이라는 거대 조직을 통한 원자재 공급은 사육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결국 위탁우 농가 사육비를 따라가기 위해 개인 농가들은 품질 관리보다는 비용 절감에 더욱 목숨 거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우려했다.또 다른 한우 농가의 B씨는 “경주축협의 위탁생산은 경주지역 농민들이 오랜 시간 키워온 천년한우라는 브랜드를 경주축협이 사유화하려는 것”이라며, “자기들이 인증한 사육시설에서 농민을 월급쟁이로 부려먹으며 자기들이 생산한 사료를 먹이고 자기들이 가격을 정해 자기들이 판매까지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이 같은 과잉공급 등의 우려에 대해서 경주축협 측은 “천년한우 브랜드 인증 농가가 경주축협이 아닌 다른 판로로 납품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정작 늘어나는 천년한우에 대한 전국적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는 적절한 출하량 조절을 통해 문제없이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 또 "위탁사업은 비어있는 축사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경주천년한우 브랜드의 발전과 한우사육 농가의 수익을 증대시키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