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귀국 후 첫 외부 행사로 대통령실 출입기자 간담회를 가졌다. 확정된 사전 공지에 없던 만남이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내주 취임 1주년을 맞는 소회를 밝히면서 언론과의 적극적인 소통 의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언론을 향해 "도와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갔으면 한다"며 협조를 요청했다. 또 대통령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당연히 많았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언론과 자주 만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같았던 용산 대통령실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이 지난해 11월 61회로 중단된 뒤로 기자들은 대통령과 직접 대화 기회를 갖지 못했다. 필요할 때 특정 언론들과 인터뷰를 하고 공적 행사에 초청된 사람들의 질문에 답하는 것으로 소통의 공백이 메워진 게 사실이다. 국정 주요 현안에 관한 대통령의 생각과 진심이 언론의 여과 과정을 거쳐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과도한 정치적 해석과 억측이 나돌 수밖에 없다. 심지어 터무니없는 가짜뉴스가 진실인 양 포장되고 국민 여론을 움직이기도 한다. 언론과의 불통에서 비롯되는 여론 왜곡은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정국 주도권 약화를 가져오고, 임기 중반을 넘어서는 공직기강 해이와 여권 내부 분란, 조기 국정 누수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마련이다.
이번 계기에 윤 대통령과 야권과의 직접 소통과 이해 기회도 확대되길 기대한다. 마침 민주당에서는 온건 개혁 성향인 박광온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협치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3일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 "정당은 지지층에 확장성을 더해줘야 성공한다"고 말했고, 전날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를 만나 비쟁점 법안을 신속히 처리하자는 데 공감을 표시하는 등 여당과의 공통 분모 찾기에 나선 모습이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먼저 만나야 한다면서 부정적 입장이라고 한다. 어떤 형식이 됐든, 대통령과 언론,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가 자주 접촉하고 소통하는 것은 국정운영과 민생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