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한국을 방문,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한일 양국이 12년 만에 정상 간 '셔틀 외교'를 복원했다는 자체로도 의미가 크다.   양국 정상이 이날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설명한 회담 내용 가운데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한 점은 눈에 띈다.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이웃 국가인 한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양국은 북한의 핵 개발에 따른 안보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는데, 한미 간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담긴 '워싱턴선언'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일본의 확장억제 참여 가능성을 언급한 점이 주목된다. 향후 한미일 3국의 군사협력 강화 가능성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 총리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발언은 회담 전부터 주목됐다.   기시다 총리는 회견에서 1998년에 발표한 한일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에는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일본의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가 담겨 있으나 기시다 총리가 당시 이런 표현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기시다 총리는 개인 입장을 전제로 "나 자신은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강제노역 노동자들이 겪은 고통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셈이다.  우여곡절 끝에 양국은 이제 관계 복원과 정상화의 토대를 다지고 다시 출발선에 나란히 섰다. 같이 가야 할 길은 멀다. 한일 간에는 정상 간 셔틀 외교 한 번으로 단번에 해결이 어려운 민감한 문제들이 적지 않다.   특히 과거사 갈등이 그렇다. 과거 셔틀 외교가 중단되고 양국 관계가 경색된 것도 일본군 위안부와 독도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돼서다. 양국은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관계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일본은 과거사에 대한 성의 있고 진솔한 태도를 지속해서 보여야 한다. 말 그대로 과거를 넘어 미래로 나아가는, 한일 관계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 연합뉴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