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 넷째 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총 31만3천906명으로 전주보다 23.7% 늘었다. 5주 연속 증가세로, 하루 평균으로는 4만4천844명이다. 지난달 26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5만7천22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이후 6개월 만에 최다이다. 특히 신규 확진자 가운데 취약 연령대인 60세 이상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것은 불안한 징후이다. 확진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 지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도 1.19를 나타냈다. 이 역시 5주 연속 1 이상이다. 앞으로 유행이 더 퍼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코로나19가 재유행하는 이유로는 최근 우세종인 XBB 계열 변이의 면역 회피 능력이 뛰어난 점, 자연 감염이나 백신 접종을 통해 획득한 면역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약화한 점, 여름 휴가철로 인구 이동이 많고 폭염을 피해 밀폐된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난 점 등이 꼽히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 5월 사실상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을 선언하며 마스크 착용·격리 의무를 비롯한 방역 규제를 대폭 완화한 것도 영향을 줬다.
  정부가 이달 중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현재 2급에서 4급으로 낮출 계획이라고 한다. 2급 감염병은 환자 발생이나 유행 시 24시간 이내에 신고해야 하고 격리도 해야 하지만 4급에서는 양성자 중심의 표본감시로 전환되며 확진자 수 집계도 중단된다. 또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 2단계도 검토중인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 취약 시설 등에서 유지되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고, 코로나19 검사·치료비도 대부분 환자가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유행한 3년여 동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 국민들이 겪은 고통과 사회·경제적 피해를 고려할 때 일상 회복의 과정은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 다만 속도는 조절할 필요가 있다. 방역 규제가 일부 남아 있긴 하나 큰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지금은 오히려 경각심이 너무 느슨해지지 않았는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너무 서두르다가 혹시라도 유행이 크게 번지면 큰일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 그리고 일상이 다시 위협받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최대의 적은 방심이다. 돌다리도 두드리는 마음가짐으로 차분히 제반 상황을 점검하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확실한 준비도 갖춘 뒤 방역 단계를 조정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