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수와 의회의장이 지난 주말 잇따른 태풍 상륙으로 경북 대부분의 시·군에 비상령이 발효된 가운데 우호도시 방문을 강행,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1인당 200만 원씩 2200만 원이라는 많은 예산을 들여 추진한 일정도 대부분 행정교류 협력사업 추진과 지역학생 국제화프로그램 관련 협력관계라는 방문 목적을 위한 시간 할애에 인색해 성과가 의문시되고 있다.
군정 최고 결정권자인 군수와 의회의장이 혈세를 이용, 관광성 해외여행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방문 취지를 무색케 했다는 빈축이다.
14일 고령군에 따르면 곽용환 군수를 비롯해 김재구 군의회 의장, 박정현 군의원 등은 군청공무원 4명과 관내 초중교 4개교 운영위원장과 함께 11일부터 15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산동성 치박시 임치구를 방문하고 있다.
고령군이 공식적으로 밝힌 방문이유는 외국도시와의 행정교류 협력사업 추진과 군수 공약사업인 지역학생 국제화프로그램 관련 협력관계 협의를 위해서다.
즉 우호도시를 방문해 행정교류를 갖고 마침 열리는 제국건국강태공축제도 참관, 고령군축제에 참고를 하는 한편 지역학생 수준 향상을 위한 연수협력사업 협의를 위해 방문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공식반응에도 불구, 여행일정을 살펴보면 관광성 외유 성격을 띤 방문 취지에 어긋나는 낭비성 외국방문이라는 지적이다.
첫날 일정은 오전 7시에 환영만찬 외에는 특별한 일정없이 하루를 그냥 보냈다. 또 둘째 날에도 축제행사 참석과 교육 및 문화시설 시찰을 제외하고는 사업협의가 1~2시간에 불과하다.
셋째날도 오전에 간단한 협의를 마치고 오후에는 학교 및 학부모와의 간담회를 가질 뿐이다.
넷째날도 오전에 곡부 공자사당 방문에 이어 1~2시간 소요 정도의 행정교류 협의를 가진 후 환송만찬이 이어졌다. 마지막날은 공식일정 없이 하루종일 귀국길 일정으로 잡혀있다.
비난이 일고 있는 부분은 출발당일 제10호 태풍영향으로 호우주의보로 인한 피해주의가 예보됐지만 행정 총책임자가 시급하지도 않은 여행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학생 국제화를 명목으로 일정을 추진하면서도 각급 학교운영위원장이 5명(의원 1명 포함)이나 참석한 반면 실제 업무를 담당하게 될 고령교육청 관계자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밖에 10여 년전 자매결연도시 전 단계인 우호도시 관계를 맺은 치박시 임치구와는 그동안 전혀 교류활동이 없다 민선 5기가 들어서자마자 예산을 군이 전액 부담하며 계획을 졸속해 잡았다는 의구심마저 사고 있다.
특히 의장을 비롯한 의원 2명의 이번 방문은 시기적으로 더욱 문제 있다는 지적이다.
고령군의회는 7일부터 14일까지 제180회 고령군의회 제1차 정례회를 열었다. 의장을 포함 7명에 불과한 군의회에서 2명의 의원이 불참한 채 의원들만으로 회기를 마무리해야 했다.
특히 이번 회기에는 한해 살림살이인 2009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안을 의결해야 했다는 점에서 의회가 행정부 견제라는 본연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은 한심하다는 반응이다. 법적으로는 큰 문제는 없겠다지만 군정살림을 맡은 공직자로서 처신에 당연히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한 주민(56)은 "검은 비리는 감시와 견제를 해야할 집행부와 의회가 좋은게 좋은 것이라는 짝짜꿍이 계속될 때 만들어지는 게 아니겠냐"며 "눈에 드러나는 부정만이 부패가 아니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또다른 주민(41·여)은 "취임하자 마자 100일도 안돼 눈먼돈 쓰기에 급급, 혈세를 마구잡이를 쓰는 모습을 보니 능력도 능력이지만 지난 선거에 면장출신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보고 투표를 한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이에 고령군 측은 "그동안 우호도시를 맺은 뒤 1차례 외에 왕래가 거의 없어 교류활성화를 위해 행사가 추진됐다"며 "보는 시각을 점진적인 발전을 위한 행보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라봐 달라"고 해명했다.
이어 태풍 피해예상에도 행사를 강행했다는 지적에는 "그 당시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철저하게 확인하고 행사를 진행했다"며 "특히 교육공무원 불참은 협조공문을 보냈는데도 교육청이 자체사정상 불참한다고 해 그렇게 된 것"이라 밝혔다.
또 고령군의회 관계자는 "군청이 의장을 비롯해 의원 2명정도의 참석을 요청해 어쩔 수 없이 참석하게 된 것"이라면서 "이번 회기에는 행정감사도 없고 예산결산만 의결하면 돼 의장을 비롯한 참석 의원들은 현장활동과 예산심사를 모두 마치고 의결만은 남겨두고 여행을 가 일정 차질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뉴시스 확인결과 교육청의 행사불참은 군의 주먹구구식 계획구상과 예산문제가 주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출발을 겨우 10여일 앞두고 교육청에서 1명이 참석해 달라는 협조공문을 보냈고 예산도 군이 예산을 지원한 의회와 달리 교육청 자체예산으로 해결해 달라고 요청해 자체예산이 없는 교육청이 방문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