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3시께 대구 동구시장. 시장 한켠에 채소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다. 하지만 가게에서 배추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통배추 1포기 가격은 1만2000원. 추석 전 7000~8000원 하던 것이 5000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2000~3000원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배추값은 말 그대로 금값이었다.
상추와 파도 마찬가지였다. 상추는 현재 4㎏ 한상자에 4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었고 파는 1단에 3000원에 팔리고 있었다. 얼마전 가격이 최고로 올랐을 때 상추는 8만원, 파는 5000원까지 올랐다. 모두 종전가격의 2~3배 이상 높은 가격이었다.
상인 박모씨(56·여)는 "배추값이 비싸서 가게에 못 갖다놔. 배추 1포기를 누가 만원 넘게 주고 사겠어"라며 힘없이 말했다.
시장을 찾은 주부 김모씨(42·여)도 "너무 비싸서 채소 살 엄두가 안나요. 정부에서 좀 해결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일부 채소 가격이 폭등하면서 서민가계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상인들도 오른 가격에 매출이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30일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 따르면 1일자 대구지역 배추 경매가격은 1포기에 평균 2000원~4000원 선이었다. 하지만 배추의 경우 최종 유통단계에서 소비자가 치러야 하는 값은 1만2000원 선이다.
상추도 4㎏에 평균 9000원~2만8000원 선이었지만 최종 소매가는 4만원이 훌쩍 넘었다.
특히 도매상이 밭떼기로 계약을 하는 경우 농산물의 산지 출하가격이 훨씬 낮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진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처럼 채소값이 폭등하면서 채소 유통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YMCA(서울)는 소위 밭떼기로 하는 배추 거래 현실에 비춰볼 때 대형마트 등 최종 매장에서 설정한 1만원 이상의 배추가격은 산지가격 폭등에 따른 것이 아닌 유통과정의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수확에 2~3개월 걸리는 배추의 생산과 유통과정을 감안해보면 지금 시장에 나오는 상당부분의 배추는 수개월 전 이미 밭떼기로 사놓았던 배추들이며 수확량의 감소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평소 가격의 3배~5배로 책정돼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YMCA 관계자는 "심하게 폭등한 가격의 영향이 지속돼 상당기간 동안 서민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바로 이어 ‘김장대란’이 닥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지금 당장 정부는 배추를 비롯한 농산물 전반에 있어서 유통과정상 특정 업자들의 농간이나 폭리행위에 대해 조사에 나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손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