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다가 선장님들 기관사님들, 우리 선원들, 다 수액, 도액 막아주시고 끊어주시고 감포읍으로다가 우리 용왕님이고 용장군님 하나같이 액운액살 막아주니 걱정하지 말라고 이르신다”경주 감포읍민으로서는 가장 직접적이고 진정성 있는 축제인 ‘2024 경주바다 풍어제 대축제’ 한마당이 성황리에 열렸다. 16일부터 18일까지 감포항 위판장 일원에서 열린 ‘2024 경주바다 풍어제 대축제’는 어업인들의 풍어와 안전조업을 기원하는 전통 문화행사로 경주수협이 주최하고 한국무교연합회(이하 한무연)이 주관하며 경북도와 경주시,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후원했다. 복성호, 돌핀호, 동영호, 남영호, 명준호, 용명호 등 다양한 선박의 이름이 적힌 형형색색 깃발이 경주 감포항 위판장을 가득 메웠고 감포항구에 정박한 어선들에도 무기가 펄럭였다. 16일 진행된 풍어제 개막식은 송호준 경주부시장, 이동협 경주시의회의장을 비롯, 시의원들과 경북도의회 최병준 부의장 등과 수산관계자, 감포읍의 선주, 선원 등 어업인과 인근 지역주민, 관광객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풍성하게 열렸다. 2025년 개항 100주년을 맞이하는 경주 감포항은 일찍이 수산업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하며 수산자원이 풍부해 노력의 대가만큼 경제적 풍요가 주어지는 약속의 바다였다. 풍어제는 대자연 앞에 겸손했던 선조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는 전통 문화 축제로 바다가 삶의 전부인 감포 어민들에게 평온과 안식을 주는 바다, 만선이 깃드는 희망의 바다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축제 한마당이다. 이번 풍어제는 16일 오전 8시께 당산축원을 시작으로 신장선부정굿, 검무신장, 외작두거리, 바라춤, 당산천왕거리, 용신거리, 쌍작두거리, 교방장구춤, 장군거리, 태평무 등이 사흘 동안 이어졌으며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전통굿과 초청 가수의 공연이 더해져 풍어제를 더욱 풍성하게 했다. ‘12계단 작두거리’로 정점을 찍으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 풍어제는 어민들의 풍어와 마을의 번영을 기원하며 다양하게 펼쳐졌다. 8월의 한여름, 낮부터 진행된 굿판에서 한무연 단원들은 비오듯 흐르는 땀을 흘리면서도 혼신을 다한 굿판을 펼쳤다. 굿판이 벌어졌던 위판장 주변으로는 경주 시어(市漁)인 참가자미를 포함한 경주바다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을 판매·홍보하는 행사도 함께 진행돼 주민들과 관광객의 눈길을 끌었다. 이영웅 경주시수산업협동조합장은 “지금 감포는 해양환경의 변화와 수산자원 고갈, 고유가 등으로 어업환경이 어려워진 역경의 상황”이라며 “그러나 우리들의 삶의 전부라 할 수 있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삶의 터전이기에 한마음 한뜻으로 바다를 가꾸고 지켜나가 이 난관을 지혜롭게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어민들의 오랜 땀과 애환이 서려 있는 감포항을 비롯한 어촌계에도 만선의 풍요와 활기가 넘쳐나길 축원한다. 현재 직면한 수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후손이 풍요롭고 건강한 바다, 쾌적하고 아름다운 어촌을 이어가기를 염원한다”고 밝혔다.개막식에서 송호준 경주부시장은 “다양한 요인들이 어업인들을 위협하고 있지만 경주시는 이런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어업인들을 지원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수원(주)월성원자력본부 허대영 대외협력처장은 “한수원은 경주시의 모든 어업인들의 무사 조업과 만선을 기원하고 있다"며 "월성본부는 이전에도 전복 치폐 방류 등에 보조금 확보와 농어업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경주시 어민들과 어업인들을 위한 협력 사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성본부는 동경주 어업인들의 활발한 경제활동을 위해 이번 풍어제뿐만 아니라 어촌계 크레인 보수 사업과 매년 20만미 이상의 전복치패 방류 사업 등의 어업인들의 조업 환경 개선 외의 직·간접적인 지원을 다양하게 시행하고 있다.  굿판이 벌어지는 주변에서 세밀하게 단원들의 안전을 챙기고 격려한 한무연 신묘후길 회장은 “한무연에서 이번 축제를 주관하게 돼 영광이다. 민족의 얼인 전통문화행사의 발전과 계승을 위해 회장으로서 사명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풍어제가 지역의 대표 문화축제로 계속 발전해나길 바란다”며 소감을 전했다. 사흘간 펼쳐졌던 이번 축제장에선 귀가 먹먹해지도록 찢어질듯한 무가(巫歌)가 이어졌다. 무가는 굿판에서 무당이 부르는 노래의 총칭이다. 무가를 한껏 지원하는 무악기로는 태평소, 장구, 북, 꽹과리 등이다. 굿을 진행하는 단원들의 신기를 집중시키고 흥을 돋구기 위해 그들은 혼신을 다해 무악을 연주한다. 그들 역시 신들린 듯했다.하루 종일 벌어지는 굿판을 보며 풍어제를 즐기던 한 주민은 “최근 감포의 어획고가 줄어들어 걱정이지만 풍어제에서 밥 주지, 술도 주지, 굿도 해서 어쨌거나 기분이 참 좋다”면서 “예전에는 장사꾼이 장사진을 치고 있었을 정도로 풍어제에 사람들이 몰렸다. 특히 작두굿의 현장을 별도로 높이 마련해 장관이었다”고 회고했다.“배가 만선이 돼 고기가 꽉꽉 차도록 용왕님께 빕니다. 오는 끝에 재수 주고 가는 끝에 액살 물리쳐라” 풍어제의 히로인은 무엇보다 작두를 타는 단원이다. 무속인에게 작두굿은 위엄과 힘을 과시하는 굿이지만 동시에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어렵고 외로운 길인 것이다. 작두굿이 진행되면 이를 지켜보는 단원들과 주민들도 숨을 죽이고 초긴장 상태로 돌입한다. 무속인들에게조차 작두는 두려워 보였다. 신과 이미 한 몸이 된 듯한 사위들, 작두날을 볼에 비비고 목에 대고 날카로운 칼을 목에 넣고 고개를 젖히기도 한다. 온몸에 소름이 돋고 두 손에는 힘이 잔뜩 들어간다. 순간 장내가 숙연해진다. 17일, 쌍날 작두를 타는 것으로 정점을 찍은 한무연 고문 손영희(54, 일월금신사) 씨는 2년 전 감포풍어제에 출연한 후 다시 감포를 찾았다고 한다. 경기가 안 좋아서 고육책으로 직접 작두에 올랐다는 그는 서른이 되기 전, 신을 받았고 작두를 탄 것은 15년 전부터라고 했다. 손 씨는 “작두를 타는 것은 나쁜 기운을 칼끝으로 다 잘라내는 의미다. 작두를 탈 때는 무아의 경지이지만 올라서기 전까지는 저도 사람인지라 두렵다. 보이지 않는 ‘신’의 능력이 없다면 위험천만한 굿”이라면서 “우리 어민들을 대신해서 액을 물리치고 복을 가져다준다면 그것으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024 경주바다 풍어제 대축제는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기원하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2년 주기로 개최하고 있으며, 감포항을 널리 알리고 주민들의 화합과 지역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 이 콘텐츠는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가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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