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힐튼호텔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23일 폐막됐다. 관련기사 5면
G20 회원국들은 이날 코뮤니케(공동선언문)를 통해 시장 결정적인 환율제도를 지향하고 경쟁적인 통화절하를 자제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지난 6월 토론토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시장지향적인 환율은 세계경제 안정에 기여한다"고 명시된 것과 비교해 한 단계 더 발전된 것이다.
글로벌 환율전쟁 확산을 중재해야 하는 의장국으로서 코뮤니케에 이같은 내용이 적시된 점은 환율전쟁을 종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환율문제와 함께 주요 이슈로 떠올랐던 IMF 쿼터 개혁에 대해서도 선진국이 신흥국에 6%의 쿼터를 이전하기로 합의하면서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번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시작부터 환율 문제를 놓고 마찰음이 벌어졌다. 하지만 각국 경제 수장들은 전날인 22일 가진 만찬 회동에서 환율문제와 관련한 막판 조율에 나섰고 글로벌 환율전쟁을 막기위한 대안도 나왔다.
코뮤니케는 각국에 물가안정을 달성하는 데 적절한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 경제회복에 기여할 것을 요청했다. 또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될 수 있도록 보다 시장결정적인 환율제도로 이행하고 경쟁적인 통화절하를 자제한다고 명시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와 관련 "이번 경주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환율전쟁이 종식될 것"이라며 "특히 경주회의는 그동안 진행돼 온 글로벌 환율논쟁을 둘러싼 많은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6월 열린 토론토 정상회의에서는 '시장지향적 환율'을 언급했는데 이번 경주회의에서는 '시장결정적 환율'을 지향한다로 바뀌었다"면서 "이는 환율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역할을 더욱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회의 결과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 밖에 기축통화국을 포함한 선진국은 환율의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을 경계하기로 합의했으며 이같은 행동이 신흥국이 직면하고 있는 자본이동의 과도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보호무역과 관련해서도 모든 형태의 무역 보호조치를 배격하고 무역장벽을 더욱 줄이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하고 과도한 대외불균형을 줄이고 경상수지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 수단을 추구하기로 했다.
언론의 이목이 집중된 경상수지 목표제와 관련해서는 대외 지속가능성을 촉진하기 위해 다자간 협력을 강화하고 경상수지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모든 정책수단을 추구하기로 언급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경상수지 목표제에 대한 구체적 수치를 제시하는 방향이 서울정상회의에서 치열하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장관은 이와 관련 "일정한 수준에서 경상수지 밴드제가 도입될 것"이라며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경상수지 밴드제를 포함한 더욱 광범위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격화된 환율 전쟁의 해법으로 경상수지 흑자나 적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4%로 제한하는 내용을 제시한 바 있다.
환율 문제와 함께 관심을 모았던 IMF 쿼터개혁 문제와 관련해서는 오는 2012년까지 신개도국과 과소대표국으로 쿼터비중을 6%포인트 이상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미 피츠버그에서 합의한 5% 이상보다 1%포인트 상향된 것이다.
24명의 IMF 이사 정원은 유지하되 유럽 국가의 이사수를 축소하는 대신 신흥개도국으로 2개의 이사 자리를 넘기기로 합의했다.
또 G20 회원국들은 금융안정위원회(FSB)에서 합의된 금융규제 개혁방안을 내달 서울 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채택하기로 했다.
금융규제 개혁의 경우 바젤위원회에서 마련한 새로운 은행 자본.유동성 체계를 환영하고 이행을 약속했다.
체계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이 발생시키는 리스크를 축소하고 대마불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제안한 정책 체계, 작업기한을 채택하기로 했다.
이 밖에 비효율적 화석연료 보조금의 합리화 및 에너지 시장 투명성과 안전성에 대한 진전 상황을 서울 정상회의에서 점검, 평가하기로 했다. 이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