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물가협회는 전국 주요 전통시장의 28개 차례용품 가격을 조사했더니 4인 가족 기준 올해 추석 차례상 예상 비용이 28만7천100원으로 지난해 추석 때보다 9.1% 상승했다고 26일 밝혔다. 28개 품목 중에서 23개 가격이 올랐는데 도라지, 고사리, 곶감, 대추, 밤, 배는 1년 전보다 20% 이상 상승했다. 특히 중국산 도라지는 52%나 뛰었다. 수입산 동태포나 약과, 유과 같은 가공식품과 수산물도 10~20% 올랐다. 내린 품목이라고는 애호박 정도다. 밥상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특히 시금치, 배추, 무 등 채소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폭우에 이은 기록적인 폭염으로 생육이 부진해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날 현재 시금치(이하 상품 기준) 소매가격은 100g당 3천729원으로 지난 1일(1천803원)보다 2.1배 올랐다. 배추 한 포기는 같은 기간 5천414원에서 7천419원으로 37.0%, 무 한 개는 3천3원에서 3천960원으로 31.9% 각각 뛰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와 뒤이은 한덕수 총리 주례회동에서 "추석 민생 안정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힘은 전날 고위 협의회를 열어 추석 연휴 물가안정 대책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추석을 앞두고 배추, 무, 사과, 배 등 20대 성수품 17만t이 시장에 풀린다. 추석 민심은 일차적으로 밥상이나 차례상을 차리는 장바구니 물가에서 나온다. "장보기 겁난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 같은 민생고를 한탄하는 소리가 크면 명절 분위기는 가라앉는다. 정부·여당에는 물가 관리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인 셈이다. 정부는 넉넉한 성수품 공급에 사과·배 생육도 양호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추석이 예년보다 2주가량 이르다는 점도 불안한 변수다. 역대급 폭염이 계속 이어질 수도 있고, '8말9초'에 집중된 태풍이 명절 준비 시기와 맞물리면 급격한 수급불균형으로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정부는 돌발변수에 대비한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길 바란다. 사재기 등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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