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T1이 세계 최대의 e스포츠 대회인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에서 또다시 세계 정상에 올랐다.T1은 3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 O2 아레나에서 열린 2024 롤드컵 결승전에서 중국 빌리빌리 게이밍(BLG)을 세트 스코어 3대 2로 격파하고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렸다.이로써 T1과 주장 '페이커' 이상혁은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이라는 롤드컵의 새 역사를 쓰게 됐다. 
이상혁은 월드 챔피언십 통산 500킬 대기록까지 작성하며 결승전 MVP의 영예를 안았다.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MVP 수상이다.T1은 '제우스' 최우제, '오너' 문현준, '페이커' 이상혁,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이 라인업을 구축해 BLG를 상대했다. 이들 조합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결승전에 진출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LPL 팀과의 5전제 승부 연승 숫자를 10으로 늘렸다.
 
레드 진영에서 경기를 시작한 BLG는 1세트 초반부터 매섭게 몰아쳤다.'쉰' 펑리쉰은 경기 시작부터 '엘크' 자오자하오·'온' 러원쥔 듀오와 함께 블루 진영의 T1 쪽 정글로 인베이드를 시도, '구마유시' 이민형을 처치하며 선취점을 올렸고, 적극적인 갱킹으로 초반 킬 스코어 차이를 3-0까지 벌렸다.T1도 '제우스' 최우제와 '페이커' 이상혁이 킬을 내면서 맹추격에 나섰지만, 공격적으로 들어오는 BLG에 흔들렸다.BLG는 15분경 미드 라인에서 밀고 올라오는 T1을 삼면에서 포위하며 싸움을 걸었다.'엘크' 자오자하오는 '온' 러원쥔의 이니시에이팅에 힘입어 교전에서 트리플킬을 냈고, 협곡의 전령을 앞세워 T1 미드 2차 포탑까지 터트렸다.결국 킬 수는 3-18까지 벌어졌고 27분 만에 첫 세트를 내줬다.이어진 2세트에서 T1은 또다시 블루 사이드를 골라 반격에 나섰다.오른-녹턴-사일러스-칼리스타-레나타로 구성해 BLG를 압박했다. 15분께 바론 앞 대규모 교전에서 '페이커' 이상혁이 끈질긴 생명력으로 상대팀 4명의 공격을 버텨냈고, '구마유시' 이민형이 연속 킬을 쌓으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에도 안정적인 운영으로 킬 수를 18-3으로 늘렸고, 그대로 넥서스까지 파괴하며 결국 27분 만에 BLG에 1세트 패배를 되갚았다.
서로 한 차례씩 강펀치를 주고받은 3세트에서는 다시 BLG에 무너졌다. 
 
T1의 '오너' 문현준과 '페이커' 이상혁, '제우스' 최우제, '케리아' 류민석이 연달아 킬을 내주며 승기가 BLG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체급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T1은 세트 스코어 1-2로 4세트를 기약해야 했다.
 
매치 포인트까지 몰린 T1을 에이스 '페이커' 이상혁이 구했다.
초반 BLG에 3킬을 흔들렸지만 이상혁이 1킬을 따내며 심상찮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결정적인 순간은 20분경 페이커가 시작한 한타였다. 페이커는 본진 쪽으로 빠지는 BLG에 사슬을 던지며 뛰어들었고, 케리아의 레나타 글라스크가 날린 궁극기가 적중하며 대승을 거두며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페이커는 BLG의 허점을 깊숙이 파고들고 역습은 절묘하게 피하며 4세트에서 롤드컵 최초로 500킬을 기록했다.결전의 5세트. 밴픽에서 BLG는 잭스를 시작으로 카이사, 렐 등 돌진 중심의 조합을 구성했고 이에 T1은 그라가스, 갈리오, 뽀삐를 꺼내 들며 응수했다.T1은 3분경 BLG에 선취점을 내줬지만, 이어진 공허 유충 싸움에서 페이커가 궁극기로 진입해 온을 잡아내며 바로 맞받아쳤다.구마유시는 상대하는 엘크의 동선이 꼬인 사이 바텀 라인 골드 격차를 천천히 불려 나갔다.다급해진 BLG는 탑 라인을 연이어 찌르며 나이트가 킬을 쌓아 올렸으나 T1은 근소한 우위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기회를 노렸다.결정적인 순간은 28분경 드래곤 한타였다.T1은 BLG의 기습에 바텀 듀오가 처치당하는 사고가 터졌지만, 제우스와 페이커가 미드 라인으로 밀어낸 BLG를 묶어둔 사이 오너가 트리플킬을 기록하며 승부의 축은 T1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BLG는 31분경 탑 라인의 제우스를 노리고 다시 달려들었지만, 곧바로 페이커의 갈리오가 궁극기로 등장해 BLG의 마지막 역전 시도를 좌절시켰다.결국 T1은 32분 만에 BLG 본진으로 일제히 돌격, 기나긴 싸움의 끝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T1과 페이커는 이로써 LoL e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롤드컵 통산 5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썼다.2011년 첫 대회 이래 한 팀이 동일한 주전 멤버(제우스-오너-페이커-구마유시-케리아)로 롤드컵을 2회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LoL 한국 리그 LCK를 대표하는 게임단인 T1은 'SK텔레콤 T1' 시절이던 2013년 롤드컵 우승을 시작으로 2015년·2016년에 사상 첫 2연속 국제 무대 제패라는 기록을 세웠고 팀명을 T1으로 바꾼 후에도 서울에서 열린 2023 롤드컵에서 정상에 섰다.예비 선수로 T1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레클레스' 마틴 라르손은 이번 대회 경기에 직접 출전하지는 않았으나, LCK에서 외국인 용병 선수로서는 최초 우승을 기록했다.'페이커' 이상혁은 "팬들의 응원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우승 감격에 눈물을 흘렸던 '케리아' 류민석은 "결승전을 준비 과정에서 후회없는 경기를 하자고 다짐했는데, 이겨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중국 리그 LPL의 강팀 BLG는 창단 이래 첫 우승 도전을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